<기획-IT기업 대북진출 세미나>세미나 요약

인터넷 기반의 남북경협 방안을 도출하고 대북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IT기업에 이정표를 제시하기 위한 「IT기업 대북 진출 세미나」가 11일 서울 마포 홀리데이인서울 호텔에서 국내 IT관련 벤처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남한의 마케팅 역량이 결합하는 방안 등 이상적인 IT 분야 남북 협력 모델이 실제 사례와 곁들여 소개돼 북한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IT 벤처 업계의 지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발표된 내용을 주제별로 요약 정리해 봤다. 편집자

◇남북경협 전망과 정보통신산업의 대북 진출

-최신림 산업연구원 박사

북한의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접근은 북한 시장이 초기 형성 단계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막연한 짐작에서 출발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북한 정보통신산업의 정확한 현실 판단이 기반될 때만이 정보통신산업을 매개로 한 남북경협의 물꼬를 틀 수 있다.

북한의 정보통신산업의 현실은 컴퓨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조선콤퓨터센터 등 각 분야별 성과와 실적을 위주로 평가돼야 하며 이는 남한 정보통신의 현주소와 비교 검토돼야 한다.

정확한 현실판단이 이뤄지려면 정보통신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요건을 살펴봐야 한다. 이 제도적 여건은 첫째 국내제도의 정비, 둘째 남북한간 통신망 연결, 셋째 통상·통신 협정, 넷째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개선 및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이며 각 분야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남북한의 정보통신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수출통제와 관련한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정보통신산업 분야의 남북경협 추진 전략을 제시하면 먼저 정보통신기기 제조업 부문의 교역 및 투자 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정보통신서비스 분야의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

그 다음 주변국 및 국제기구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형태의 시범적 사업 개발,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개선 및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남북한의 정보통신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수출통제와 관련한 절차를 간소화해 정보통신분야의 남북경협에 이르도록 만들어야 한다.

◇인터넷벤처 사업을 통한 남북경협사업의 모델

유세형 조선인터넷 사장

인터넷벤처 사업을 통한 남북경협사업의 남한에서의 북한인터넷사업, 북한과 협력을 전제로 하는 인터넷사업, 북한의 인터넷 개발 사업 등 크게 3가지 방식의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북한 인터넷사업에서 주목할 것은 북한상품이나 서비스에 있어서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며 이는 북한상품이나 서비스에 남한 사람 대다수의 참여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북한상품이나 서비스가 개발될 경우 1차적인 구매 대상은 남한 사람들이게 마련인데 북한상품이나 서비스에 있어서 제대로 알릴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시장 형성 부진의 결정적인 원인이다.

따라서 북한이 테마가 된 인터넷사업의 경우, 우선 북한의 시장이 형성돼야 하고 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상품·서비스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정보가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 이것은 북한 커뮤니티 내지 포털서비스라는 형태로 현실화될 수 있다.

북한과 협력을 전제로 하지 않는 북한 인터넷사업은 북한 커뮤니티-북한 시장 형성, 북한 커뮤니케이션-북한과의 관계에 의한 북한 인터넷 비즈니스, 북한과 공조한 인터넷 사업개발-인터넷 사업화 가능한 북한사업의 개발 등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중 기본적인 것은 무엇보다 북한 시장이 남한 국민 대다수의 참여가 가능한 대중적 시장으로 형성돼야 하며 이와 함께 인터넷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북한 사업이 개발돼야 한다는 점이다.

인터넷 사업으로서 북한사업이 갖는 매력은 다른 사업과 달리 인터넷사업이 지역적인 한계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홈쇼핑, 경매 등 일반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인터넷무역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북한은 아직 인터넷사업의 초기 단계이므로 시장 선점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북한 IT시장 현황과 대북 벤처비즈니스 컨설팅

- 방영철 평양컨설팅 사장

대기업보다는 벤처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우선 정치적인 변화에 따라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대북사업에 있어 대기업은 적합하지 못하며 현재 북한의 경제실정으로 봤을 때 대규모 투자보다는 소규모 투자가 유리하다. 또 대기업은 일방적으로 투자만 하게 될 것이며 북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이런 대규모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공산이 크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IT분야에 관심이 대단히 높은 만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북한 진출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북 IT사업은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추진 가능한데, 예를 들면 은행전산망 구축, 철도전산화와 정부기관 및 대기업체 전산화, 전산화를 이용한 어장탐색시스템구축, 애니메이션, 무선통신시장, 인터넷사업 등이 될 수 있다.

남북한이 서로의 장단점을 잘 보완해준다면 이런 IT사업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북한의 IT인력들은 남한 인력들보다 기초기술에 있어 훨씬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자본주의적 경영마인드와 마케팅 능력, 자본 부족으로 개발물을 상품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 국제적인 과학기술교류부족, 미국의 대공산권 수출통제, 하이테크 제품에 대한 대북한 유통금지를 규정한 조치 등으로 응용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기초기술에 비해 응용기술이 뒤처져 있다. 따라서 북한의 기초기술과 남한의 응용기술 및 마케팅 능력이 합쳐진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이다.

벤처기업들은 북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를 바탕으로 이런 대북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북한에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안목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남북협력지원사업 안내

- 이정렬 중소기업진흥공단 남북협력지원센터 소장

「중소기업을 위한 남북협력지원사업」은 중소기업이 북한에 진출할 때 그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사업의 성공을 도모하고 중소기업에 의한 남북경협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전개하고 있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남북협력지원센터를 통해 진행되는 이 사업은 위탁가공교역, 합작사업 및 합영사업 형태로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하고자 하는 모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단 단순물자교역은 지원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지원조건을 보면 우선 남북경협사업을 진행중이거나 새로 북한에 진출하기 위해 남북경협에 관한 의향서, 계약서 등을 남북당사자들이 공동으로 체결한 경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때 공단의 해당사업별 자금지원 대상자로 등록돼 있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기존 사업별 지원자금을 통해 이들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개별진출일 경우 구조개선자금(시설), 경영안정자금(운전), 벤처·창업자금(시설, 운전)에서 지원되며 공동진출일 경우 협동화자금(시설, 운전)에서 지원된다.

기타 지원조건 및 절차 등은 해당사업별 규정 및 대출규정에서 준용된다.

자금을 지원받고자 하는 기업은 해당사업별 자금지원 신청서 1부와 남북당사자가 공동으로 체결한 의향서 또는 계약서 사본1부를 중소기업진흥공단 남북협력지원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실제적인 자금지원 조건과 지원체계제도를 마련, 구체적인 대북진출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신의주 실리콘밸리 개발계획

문광승 하나비즈닷컴 사장

신의주 단동지역은 지정학적으로 압록강 철교를 사이에 두고 있어 인적·물적교류가 용이한 지역이다. 단동과 인천간에는 일주일에 두 차례 정기항로가 있으며 서울-북경-단동 항공편이 운행중이다. 또 북한 전력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신의주 지역은 언제든지 단동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남한측 기술인력과 북한측 개발인력간에 토론이 필요할 경우 수시로 교류가 가능한 곳이 신의주 단동지역이다.

이에 따라 하나비즈와 금강산국제그룹은 공동으로 단동지역에 200여평 규모의 「남북교역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미 공장부지와 건물을 확보하고 있어 최소 비용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북한과의 접촉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다소 부드러운 관계로 전환되었으나 정부간에 상당한 신뢰를 쌓기 전까지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안내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것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대우나 현대와 같은 무리수를 두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 단계인 남북간 경협이 갖는 문제점은 대기업의 자본력에 의한 북한 시장 독점욕이다. 상호 협력이 아닌 배타적 독점관계로 흐를 경우 이는 경협과 통일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장애로 등장할 수 있다. 결국 국내 중소 벤처기업들이 조합형식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열린 비즈니스 개념을 도입, 개별 기업단위에 부과되는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고 북한과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하나비즈와 금강산국제그룹이 결합함으로써 비용과 잡음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나비즈의 경우 북한의 대남창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고문으로 재직중이며, 북한 대외무역사업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온 재미교포 박경윤 회장과 「남북 물자교류 및 투자 등에 관한 계약서」를 체결하고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컨설팅과 북한물자 수입을 추진하는 등 경협에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돼 있는 상황이다.

<정리=컴퓨터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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