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부는 첨단기술 바람

앞으로 박물관을 구경하는 데 있어 필수품은 입장권이 아닌 무선단말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번지고 있는 이른바 「디지털 정보시스템」 구축 현상을 소개했다. 디지털 정보시스템은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무선단말기를 이용해 박물관의 데이터센터에 접속, 전시물에 대한 해설 및 구입정보 등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박물관 AMMI(http://www.ammi.org)는 오는 11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인터넷업체 오르가닉과 함께 무선 정보전송시스템인 「e도슨트(안내원)」를 구축하고 있다.

e도슨트는 관람객들이 무선단말기를 이용해 8만5000점의 전시물에 관한 정보가 담긴 중앙 데이터센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 관람객들은 소형 무선단말기를 들고 박물관을 구경하다가 관심있는 작품을 발견하면 단말기의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동영상으로 된 작품 해설을 접할 수 있다. 또 추가 정보를 원할 경우에는 해당 작품의 코드번호를 자신의 단말기에 저장시킨 뒤 박물관의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박물관의 e메일서비스를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AMMI 외에도 샌프란시스코의 현대예술관(http://www.sfmoma.org), 시애틀의 익스피리언스뮤직프로젝트(http://www.emplive.com) 등이 기존의 제한적인 음성 정보서비스에서 벗어나 디지털 방식의 멀티미디어 정보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현대예술관은 「입는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형 스크린이 장착된 안면 PC를 착용한 후 한쪽 눈으로는 작품을 감상하고 나머지 눈으로는 소형 스크린을 통해 해당 작품의 정보를 본다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디지털 정보시스템에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우선 시스템 구축에 들어갈 엄청난 비용이다. 입는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예술관측은 한대 가격이 7만달러에 달하는 단말기 구입비용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관람객들의 작품 감상을 돕기 위한 디지털 정보시스템이 오히려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미술 비평가들은 작품에 집중돼야 할 관람객들의 시선이 동영상 정보가 제공되는 단말기 스크린에 쏠려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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