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PC시대를 앞당긴 것은 인터넷이다. 모든 정보 단말기를 하나로 연결해 각종 정보를 유통시키는 인터넷은 PC뿐 아니라 다양한 인터넷 접속장치를 낳았다.
이러한 상황은 소프트웨어 개발언어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기존 언어는 해당 소프트웨어가 실행되는 환경에 따라 코드를 재작성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만일 한 번 만든 소프트웨어를 수정 없이 모든 인터넷 접속장치에서 실행시킬 수 있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달 초 발표한 C#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개발언어다. C#은 기존언어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생산성과 안정성 측면을 살펴보면 비주얼베이식의 인터페이스와 비주얼 #의 성능을 결합하였다. 이 말은 비주얼베이식의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비주얼 #의 강력한 성능을 함께 갖췄다는 의미다.
또 C#은 강력한 객체지향성이 있어 C#으로 만든 프로그램은 그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컴포넌트를 별도의 수정을 거치지 않고 웹 서비스로 변환할 수 있으며 운용체계(OS)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상에서 실행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C#은 기존 언어에 비해 훨씬 적은 코드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며 에러 발생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C#은 개발자들이 가장 실수하기 쉬운 변수를 자동으로 초기화하며 메모리도 수동으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
C#은 HTML, XML, SOAP(Simple Object Access Protocol)와 같은 웹 프로그래밍의 표준을 지원하며 모든 객체가 자동으로 COM 객체로 만들어져 확장성과 유연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C#은 이미 있는 COM 객체가 어떤 언어로 만들어졌던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C#은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장하는 차세대 인터넷 아키텍처인 Microsoft.NET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Microsoft.NET은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 웹사이트 또는 장비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로 연동되는 것을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icrosoft.NET이 가져올 미래상을 다음과 같이 그린다. 예를들어 주말에 온가족이 동물원에 갈 경우 부인은 PC에서 이미 브라우저를 통해 동물원과 숙박시설을 예약하고 다른 식구들에게 전자우편으로 그 내용을 보낸다.
아이들은 이동전화에 내장된 전자우편 프로그램을 이용해 내용을 확인하고 부모들은 인터넷TV를 통해 메시지를 읽는다. 동물원 예약정보는 이미 스마트 카드에 입력돼 있기 때문에 별도의 발권 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카드 리더에 스마트 카드를 대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급한 약속이 생겨 오지 못한 식구들에게는 동물원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이동전화로 전송한다.
이러한 상황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환경에 따라 코드를 재작성할 필요 없는 개발언어가 필요한 데 바로 그것이 C#인 것이다. 즉 C#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인터넷 시장에서도 현재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기본 제품이다.
이러한 구상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자바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포스트 PC시대를 이끌어갈 개발언어로 어떤 것이 부상할지 아직은 미지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주역이 C#이라고 주장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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