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무더기 반품, 제조업체에 멍에

TV홈쇼핑 업체들의 계약서에 명시된 반품조항이 영세한 중소가전업체들을 옥죄는 족쇄가 되고 있다.

중소제조업체들은 『홈쇼핑 업체들과 물품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작성하는 계약서에 포함된 반품조항 중 「소비자 훼손시 반품불가」라는 제한조건을 홈쇼핑업체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고 무조건 반품이 가능토록 한 후 반품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제조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형가전을 주로 생산하는 중소가전업체들은 홈쇼핑 업체들이 고객확보와 서비스에만 골몰한 나머지 반품조항을 악용해 내장재 및 액세서리들을 훼손 및 분실함으로써 재판매가 불가능한 상태로 돌아온 제품까지도 무조건 반품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방기기 업체인 K사는 『소비자들이 한달이 반품기한임을 악용, 한달동안 마구 사용한 후 물건이 이상하다며 반품시키는 경우도 홈쇼핑업체들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홈쇼핑의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에 반품에 대한 피해가 적지 않음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제품공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청소기 제조업체인 D사 관계자도 『어떤 달은 이같은 부적절한 반품이 수십건에 이른다』면서 『제품에 하자가 있을 때는 제조업체가 책임을 져야 마땅하지만 소비자 과실이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패널티를 부과해야 한다』며 홈쇼핑 업체들의 반품 조항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홈쇼핑업체의 경우 제품 공급업체와의 계약서상에 「제품을 소비자가 훼손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반품이 가능하다」는 제한조건을 두고 고객이 물건을 양도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물품대금 환불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제조업체들에 따르면 제품훼손이 심각해도 무조건 반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체는 아예 제조업체와의 거래약정서상에 반품조건을 명시하지 않고 창고에 남은 미판매상품을 제조업체가 지체없이 회수한다는 조항만을 두고 있어 제조업체들은 어떠한 반품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소가전업체들은 『홈쇼핑 업체들이 소비자 과실에 대한 제재조치 및 패널티 부과에 대한 조항을 상품카탈로그 등에 분명히 명시하는 것은 물론 제품판매 후 소비자 과실 부분에 대한 판매업자로서의 일정부분의 책임도 감수해야 마땅하다』며 홈쇼핑 업체들의 반품조항 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소형 택배업체들이 반품회수대행시 상품의 훼손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바로 반송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제품의 하자 여부를 고객이 테스트하다가 생기는 불가피한 훼손 등에 대해서는 고객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제조업체와 홈쇼핑업체간 반품조항을 둘러싼 공방전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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