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간담회 주요 내용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주요 인터넷 기업 재무담당자와 투자자들은 이미 인터넷과 벤처는 국가 경제를 이끄는 주역으로 부상했다며 건실한 인터넷 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했다. 특히 주요 인터넷 기업이 자금난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제는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산업계와 정부·투자회사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 자금난 이유는=인터넷 업계의 자금난이 소문 이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털과 엔젤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작업에 나서면서 신생 벤처기업이나 2, 3차 펀딩을 준비중인 기업은 열에 아홉은 신규 투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스닥시장이 주춤하면서 신규 투자 자금 조달이 훨씬 까다로워졌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전 같이 인터넷이나 닷컴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더 이상 투자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확실한 수익모델을 보여주어야만 그나마 투자제안서를 훑어 보는 정도입니다.』

이날 참석한 주요 인터넷 기업 재무담당자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이같이 자금난이 심화하는 이유로 우선 국내 금융시장이 2차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자금시장이 크게 악화된 점을 꼽았다. 여기에 그동안 유행처럼 번진 「묻지마 투자」에서 우량 기업 위주로 투자패턴이 바뀌면서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벤처업계의 자금난은 당분간 지속되고, 어느 정도 인터넷 기업의 우열이 가려지는 내년께야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과 투자 회사의 엇갈린 자금난 시각차=인터넷 기업과 투자회사는 인터넷 기업은 물론 시장 전반에서 서로 엇갈린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참석한 인터넷 기업 주요 재무담당자는 『인터넷은 사업 시작 후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며 투자자들이 너무 조급하게 매출이나 수익을 원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인터넷은 기술 싸움이기보다는 아이디어를 통한 응용 서비스 싸움이라며 이같은 점을 무시하고 기존 오프라인 잣대로 인터넷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회사 담당자들은 『그동안 지나치게 인터넷 기업이 과대 평가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의 경우 창투사가 손을 댄 10개 업체 가운데 1개만이 살아남는 데 반해 우리나라에선 지금까지 문 닫는 벤처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비정상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매출과 수익이라는 잣대로 인터넷 기업을 평가해야 하며 투자회사도 수익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묻지마 투자」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대안은 없나=이날 참석자들은 그대로 인터넷이나 벤처는 국내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우량 벤처기업은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지금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업무제휴나 인수·합병, 해외 자금 유치 등 적극적인 방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등 주식시장이 경색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소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섰지만 유효자금은 아직도 충분하다며 이를 벤처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대기업이 인터넷 기업에 적극 진출하면서 기존 인터넷 전문업체들 사이에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 차원의 대책마련도 촉구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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