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의 가입자 인센티브제 싸고 사업자간 신경전

이동전화 보조금 폐지 이후 기존 가입자에 대한 별도의 보상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SK텔레콤과 PCS 3사가 우량 가입자 대상의 인센티브제 도입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정통부가 최근 5개 사업자에게 단말기보조금 지급 중지로 생긴 사업자의 잠재이익 중 일부를 기존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마련토록 권고하면서 비롯됐다.

정통부의 취지는 이동전화사업자가 기존 우량 가입자에게 주었던 혜택, 즉 단말기 보조금을 다른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는 데 있다. 보조금 중지 이후 사업자만 살찌웠다는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고 사업자간 상품 및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자는 바탕 위에서 출발한 조치다.

문제는 5개 사업자들이 정통부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실행방안을 추진하는 데는 상대방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는 데 있다.

우선 PCS 사업자들이 소극적 자세를 보인다. 아직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유가 많지 않을 뿐더러 보조금 지급 중지가 당장의 수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당초 시큰둥하리란 예상이 우세했던 SK텔레콤이 오히려 기존 가입자 보상책을 담은 2개의 새 요금제를 제시하며 정통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쟁업체에서는 「1년 내 시장점유율 50%」라는 공정위의 족쇄를 풀기 위해 SK텔레콤이 강수를 두었다고 분석한다. 가뜩이나 신규 가입자가 계속 몰려오는 판에 이 같은 요금제까지 등장시킬 경우 가입자의 SK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고 SK는 이를 앞세워 「보라, 소비자들이 SK텔레콤을 선택하는데 우린들 어떻게하겠냐」고 주장, 공정위로부터 시장 점유율 제한 연기 내지는 완화 조치를 얻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정통부는 SK텔레콤의 마케팅 아이디어를 선선히 승낙할 수 없는 묘한 입장에 처했다. PCS가 먼저 나서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엉뚱하게 SK가 강공을 펴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PCS쪽에 불만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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