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비즈 솔루션시장 대회전>중-전문업체들

「오라클의 독주를 막아라.」 독일 소프트웨어업체 SAP와 미 소프트웨어업체 커머스원, 피플소프트, i2테크놀로지 등 e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들이 B2B시장의 절대 패자를 노리는 오라클을 따라잡기 위해 맹추격을 벌이고 있다.

90년대 중반 광범위한 기업업무를 관할하게 해주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에서 이미 격돌한 바 있는 이들은 인터넷시대를 맞아 e비즈니스 시장에서 다시 한번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오라클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고 나선 대표적 업체는 SAP와 피플소프트. 이들은 인터넷이 개화하기 전인 90년 중반까지만 해도 오라클에 비해 뒤지지 않는 잘 나가는 업체였다. 하지만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을 일찌감치 깨닫은 오라클과 달리 이들은 인터넷 시장을 소홀히 해 현재는 오라클을 추격하는 힘겨운 상황에 있다.

이에 따라 SAP와 피플소프트는 동종 업체와의 제휴 및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오라클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SAP는 지난달 15일 커머스원과의 제휴를 발표하며 이 회사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3%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SAP는 커머스원의 인터넷 기술과 자사의 사무지원 노하우를 결합해 제조에서 회계업무에 이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시장을 연결시켜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이다.

SAP와 커머스원과의 제휴를 무엇보다도 반기는 것은 이 회사의 기업고객들. 이들은 SAP가 그간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시대에 걸맞지 않게 신제품 출시가 너무 늦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는데 커머스원과의 제휴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AP의 제휴에 대해 한 기업 고객 대표는 『SAP는 고객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했던 IBM의 과거 실책을 재현했었다』며 『이제야 SAP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하고 있다.

SAP가 제휴를 맺은 커머스원은 지난해 약 1200%의 매출 증가를 보였고 올해도 4배 이상의 매출 신장이 예상되는 주목받는 업체다. 한편 커머스원도 인터넷컨설팅업체인 애프넷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등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오라클을 추격하는 또 다른 축인 피플소프트도 이달중 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관계된 신제품을 출시한다. 이 회사는 자사 신제품이 오라클이나 SAP제품보다 사용이 간편하다고 장담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크레이그 콘웨이는 『e비즈니스 솔루션 시장의 점유율에 변화가 일고 있다. 주요업체들이 서로 상대의 고객을 노리고 전면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몇개월 후에는 승자와 패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가트너그룹의 이 분야 전문분석가 카렌 퍼터슨도 『현시점에서 볼 때 지난 분기중 가장 많은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회사가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하고 흥미로운 현상은 앞으로 3∼6개월 사이에 일어날 것』이라고 밝혀 항후 e비즈니스 솔루션시장에서 일어날 대회전을 암시했다.

하지만 뒤쫓고 있는 이들의 앞날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체이스H&Q의 한 분석가는 SAP의 새 움직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오라클과 SAP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SAP와 피플소프트 이외에 B2B 솔루션 전문업체인 i2테크놀로지도 IBM과 최근 제휴를 하는 등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1분기에 마운틴뷰에 있는 애스펙트디벨러프먼트를 93억달러라는 고액으로 인수한다고 발표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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