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 업체, 중견 장비업체 인수합병에 눈독

중견 통신장비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자본금 규모가 작은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단말기업체를 아예 인수하거나 지분을 출자하는 등 짝짓기 작업이 활발하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웰링크, 유양정보통신, 휴맥스, 이디 등 통신장비업체들은 최근들어 ADSL 단말기업체들을 상대로 지분출자 및 인수합병(M&A)에 나서거나 전략제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웰링크(대표 박찬흠)는 지난 5월 ADSL 내외장형 단말기, 라우터 등을 개발한 보성하이넷의 지분 62.5%를 10억여원에 인수하면서 사실상 보성하이넷을 M&A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사업 분야를 기존 비동기전송모드(ATM) 광전송장치 및 단말기 분야에서 xDSL로 확대, 향후 1년간 15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중계기 전문업체인 유양정보통신(대표 조소언)은 최근 MP3 플레이어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ADSL 단말기 업체인 텔레드림에 4억여원을 출자, 지분 4.31%를 확보함으로써 사업범위를 ADSL로 확대했다.

위성방송 수신장비 전문업체인 휴맥스(대표 변대규)도 지난달 ADSL 단말기,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인터넷 장비를 생산하는 크로스텍에 224억여원을 출자, 지분 20.86%를 확보했다.

또 이 회사는 크로스텍과 기술협력을 위한 상호출자 등의 포괄적인 제휴를 맺고 위성방송수신기과 초고속인터넷 장비를 결합해 상호협력을 통한 윈윈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교육용 실험장비와 기자재 등을 주로 생산해온 이디(대표 박용후) 역시 지난달 PCI 방식 내장형 ADSL 모뎀과 USB 방식의 외장형 단말기에 대한 설계 및 생산 기술을 보유한 에크로넷과 제휴했다. 이 회사는 에크로넷에 기술도입 대가로 개발비 3억원과 향후 5년간 이익금의 30%를 기술료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음성인식 및 합성기술 보유업체인 L&H코리아(대표 서주철)가 ADSL 사업에 진출할 목적으로 대우통신의 개발인력을 대거 영입한 이후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보성하이넷과 M&A를 추진해왔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또 다른 업체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정보통신업체들이 ADSL 단말기 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이미 ADSL 단말기를 개발한 중소형 업체에 지분을 출자할 경우 적은 비용으로 신속한 시장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데다 대상업체의 대부분이 자본금 규모가 작고 설립된 지 1, 2년 미만의 업체여서 M&A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소 ADSL 단말기 업체들은 중견 통신장비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 시장개척이 용이하다는 판단에서 이들의 구애에 적극 응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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