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하반기 세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을 놓고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수위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두업체인 삼성전자는 앞선 생산능력과 마케팅력을 앞세워 확고한 1위를 지킨다는 방침이며 LG필립스LCD는 모니터용 제품 시장 1위를 발판으로 내친 김에 전체 TFT LCD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두 회사의 치열한 수위다툼이 자칫 출혈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외국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를 더욱 벌려놓을 것으로 관측했다.
◇좁혀지는 격차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TFT LCD 분야에서 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LG필립스LCD도 같은 기간 1조2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안팎 성장했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두 회사의 격차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여겨지나 하반기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LG필립스는 주장하고 있다.
LG필립스는 지난 4월 말 가동에 들어간 680×880㎜ 규격의 4세대 생산라인(P3)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경우 내년께 연간 1320만개의 제품을 생산,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대 공급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시장상황이 자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본다.
TFT LCD 시장이 노트북컴퓨터용에서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모니터와 LCD TV용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LG필립스는 생산량에서는 물론 매출액에서도 삼성전자를 앞지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LG필립스에 비해 양산은 늦었으나 올하반기에 730×920㎜의 4세대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 라인을 가동하기만 하면 삼성전자 LG필립스보다 많은 제품을 생산하게 돼 LG필립스가 생산 1위를 유지하는 기간은 고작 4∼5개월의 「반짝 일등」에 그칠 것이라는 점이 삼성전자의 시각이다.
또 삼성전자는 모니터용 제품시장에서 LG필립스에 뒤지고 있으나 이 시장은 아직 노트북컴퓨터시장에 비해 작으며 본격적인 시장형성에 대응해 양산준비를 착실히 추진하고 있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변수는 5세대 라인 투자
두 회사는 또 5세대 라인 투자에서도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5세대 라인에 대해 LG필립스는 이미 공장부지를 착공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갔으며 삼성전자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일단 LG필립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것으로 보이나 두 회사 모두 규격을 확정하지 않아 5세대 라인 투자는 거의 동시에 이뤄질 전망이다.
두 회사는 올해 말까지 규격을 확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갈 방침이다. 내년께 두 회사는 신규투자 경쟁이 불꽃튈 전망이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삼성전자나 LG필립스 모두 노트북컴퓨터와 모니터 이외에 차세대 응용시스템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으며 대형 거래선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응용시스템시장에서는 최근 API와 10억달러 이상 규모 물량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LG필립스가 선제공격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위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삼성전자와 그 자리를 넘보는 LG필립스LCD의 수위쟁탈전에 대해 과당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 상반기 두 회사가 각각 일부 노트북컴퓨터와 모니터용 제품에서 경쟁사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공급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치산업의 특성상 두 회사의 경쟁은 국내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면서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기술과 같은 선의의 경쟁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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