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자부의 e비즈 정책의지

e비즈니스에 관한 산업자원부의 정책적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산자부는 이달들어서만도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환경조성 정책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발표하고 있으며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와 로드쇼 등에 적극 나섰다.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C)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도 공식 발표하고 나섰다.

예전에 없었던 산자부의 이런 움직임은 비록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e비즈니스 육성 주무부처로서 매우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각종 정책과 방침을 발표하고 나선 시점이 B2B 방식의 e비즈니스가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시기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표방한 21세기 디지털경제대국 건설의 견인차로서 향후 산자부의 역할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산자부는 그러나 최근 2∼3년 동안 정보기술(IT)의 발전과 인터넷의 보급확대라는 시대적·기술적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특정 유관부처와 비교되는 등 원치 않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전자상거래관련 표준작업이나 디지털가전정책의 경우 사실상의 주무부처임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이거나 적극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정책의지를 의심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e비즈니스와 관련해 산자부의 달라진 모습과 강력한 정책의지는 최근의 몇몇 행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국적인 B2B 구축 방침 외에도 각종 정보와 기술 교류를 위해 중국·일본과 3국 전자상거래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그 좋은 예다. 중소기업들이 e비즈니스 분야에 진출할 경우 유통합리화 자금을 우선 지원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산자부의 최근 행보는 정책의지의 순수성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부와의 영역 싸움으로 비쳐질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동안 영역구분이 모호한 분야에서 유관부처끼리 정책주도권 경쟁을 벌여 결국은 중복투자의 우를 범하는 경우를 더러 보아왔다.

e비즈니스는 정보통신과 인터넷 등 정보기술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영역이나 주체가 그 어떤 분야보다도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정보통신이나 정보기술이 e비즈니스의 수단은 될 수 있어도 목적 그 자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산자부의 적극적인 행보도 바로 이같은 인식의 바탕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미국을 e비즈니스 대국으로 이끈 상무부의 경우 이미 지난 95년부터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강력한 디지털경제정책을 시행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상무부가 이달 초 발표한 「디지털 이코노미 2000」에서 밝혔 듯 미국은 강력한 정책의 성공으로 e비즈니스 규모가 자동차·에너지 등 전통산업 분야를 능가해 경제성장의 30% 이상을 이끌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산자부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여론을 의식한 단발성 정책의 연속보다는 유관부처의 협조를 이끌어냄으로써 중장기를 바라볼 수 있는 강력한 마스터 플랜을 작성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클린턴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어낸 미국 상무부의 경험담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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