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벤처기업 CEO들은 너나할 것 없이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음악·영화·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인터넷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설립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생업체들이지만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왜 수익이 나지 않느냐고 야단들이다. 수십억원을 들여 온갖 유명 연예인을 동원하고 이들의 콘텐츠로 사이트를 도배(?)하듯 했건만 투자비의 10분의 1, 아니 1%도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고 볼멘 불만의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같은 독촉에 떠밀려 얼마전 일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들이 무료로 서비스되던 사이트를 유료화하기 시작했다. 급한 불을 끄기위한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때가 됐다는 생각도 들어 과감하게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회원들의 접속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유료 서비스 코너의 월 매출은 1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업체가 속출했다. 『「약」이 아니라 「독」이었다』며 한 업체의 사장은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사장은 『목돈 들여 푼돈 벌기가 정말 어렵다』고 푸념을 늘어 놓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까?
사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유료화를 통해 가장 빨리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비즈니스가 가장 먼저 꼽혔다. 유명 가수들의 음악을 MP3파일로 서비스하고 관련 정보를 뉴스레터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팬클럽을 동원해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연예인 소장품과 음반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판매한다는 핑크빛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의 시민들은 공짜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고 방대한 양의 불법복제 콘텐츠가 유료 콘텐츠를 능가해 유통되고 있었다.
지금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들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C)로 수익모델을 바꾸고 있다. 불법복제에 대한 부담도 적고 청소년들의 「쌈짓돈」을 빼먹지 않아도 되며 다양한 사업이 가능해 확실한 수익이 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지적재산권 개념이 희박한 사이버 세상에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인터넷 비즈니스가 어떻게 상생(相生)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문화산업부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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