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양방향TV 시장 대회전

세계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ISP)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이 19일(이하 미 시각)부터 양방향TV 서비스를 실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선발업체에 도전장을 던졌다.

2300만명(16일 현재)의 인터넷 가입자와 미 2위 케이블업체 타임워너와의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공룡 AOL」의 진출로 미 양방양TV 시장은 대회전을 맞게 됐으며, 특히 그간의 부진한 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AOL(http://www.aol.com)은 지난해 3월 양방향 TV 시장 진출 선언 이후 15개월만인 이날부터 서비스에 나선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공급하는 세트톱박스 「웹TV플러스」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TV를 보면서 인터넷 서핑과 웹 채팅, 전자우편, 즉석 쪽지 전달(인스턴트 메시지)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웹TV플러스」는 PC와 달리 파일을 다운로드받지는 못한다.

가격이 200∼250달러 선인 이 제품은 필립스가 제조, 휴즈와 디렉TV가 공급하며 166㎒ 인텔 칩과 리베리트테크놀로지의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작동된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는 4GB, 메모리 용량은 32MB다.

이의 판매는 AOL이 지난 12월 협력관계를 맺은 유통업체 「서킷시티」가 맡는다.

AOL은 자사가 후발주자임을 감안해 MS 등 경쟁업체보다 싼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인데 신규 가입자는 월 21.95달러, 기존 AOL 가입자는 14.95달러를 받는다.

한편 이 회사는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세트톱박스 업체 티보와 지난해 8월 체결한 제휴관계를 확대하는 조치로 이 회사에 향후 3년간 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티보는 뛰어난 세트톱 박스 기술 때문에 NBC, CBS, 필립스, 월트디즈니 등으로부터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는 업체다. AOL의 양방향TV 시장 진출에 대해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가인포메이션의 분석가 캔 스마일리는 『몇몇 업체가 이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입지를 다진 업체는 없다』며 『풍부한 온라인 서비스 경험과 타임워너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AOL의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상된 AOL의 시장 참여에 맞서 현재 시장 선두인 MS도 톰슨, 디렉TV 등과 최근 제휴를 체결하는 등 양방향TV 시장 수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7년 웹TV를 인수해 이 시장에 뛰어든 MS는 가입자가 100만명에 그치는 등 그간 정체 상태를 보여왔다.

MS는 이들과의 제휴로 디지털 프로그래밍, 디지털 비디오 리코딩(DVR) 등이 가능한 양방향TV용 세트톱박스 「얼티미트」를 연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미 시장조사기관인 「주피터」는 2005년까지 미국 가정의 35%가 양방향TV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