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벽을 넘어 2050>클릭TV 정용빈 사장과 티컴넷 김영민 사장

한국통신을 동반자로 각각 인터넷TV 시험서비스에 나서는 클릭TV의 정용빈 사장(52)과 티컴넷의 김영민 사장(34).

두 사람은 무려 18년이라는 나이 차이도 차이지만 정 사장이 삼성전자라는 대기업에서 오랜 경험과 연륜을 쌓아온 마케팅 전문가인 반면 김 사장은 대학 재학시절부터 사업에 뛰어든 전형적인 젊은 벤처인으로 엔지니어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결코 쉽게 어울릴 수 없는 인물들이다.

더구나 이들은 가장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어야 할 벤처기업의 대표다.

클릭TV와 티컴넷은 모두 인터넷TV를 통한 콘텐츠 사업보다는 세트톱박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한국통신과 인터넷TV 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또 설립시기도 지난해 11월과 9월로 비슷하다.

이같은 면을 보면 이들 업체는 결국 서로 더 많은 세트톱박스를 공급하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예상과는 달리 매우 자연스러웠고 때로는 마치 동반자 같은 친밀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국통신과의 관계로 그동안 몇차례 만난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의외였다.

이들은 또 향후 인터넷TV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분야라는 데 철저히 동감을 표했다.

먼저 말문은 연 쪽은 김 사장이었다. 김 사장은 『컴퓨터 분야와 비컴퓨터 분야 전문가가 인터넷TV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고 운을 뗐다.

이를 받아 정 사장은 『인터넷만 가지고는 인터넷TV 시장이 커질 수 없습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의 얘기 대로 인터넷TV는 화질도 나쁘고 많은 한계를 지닌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터넷TV는 컴퓨터와는 다른 새로운 디지털 문화로 이해해야 합니다. 인터넷TV는 「쉽다」는 콘셉트로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사장은 『인터넷TV는 새로운 콘셉트로 컴퓨터와는 별도의 기기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며 고개를 끄떡였다.

『TV로 인터넷사이트를 보면 분명 화면이 나쁩니다. 그러나 이것만 보고 인터넷TV는 화질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모든 인터넷사이트가 PC 모니터에 맞게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인터넷사이트도 자연스럽게 TV 환경에 맞게 만들어지고, 그러면 화질문제는 바로 해결될 것입니다.』(정 사장)

『맞습니다. 더구나 그동안 텍스트 위주였던 인터넷도 점차 고속화하면서 멀티미디어화하고 있습니다. PC도 단순 정보검색 또는 재가공 기기에서 엔터테인먼트용으로 변화고 있지요. 이는 혼자만의 인터넷이 가족 공동의 인터넷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C를 통한 e비즈니스보다 TV를 통한 T커머스가 유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김 사장)

그러면서 이 두 사람은 컴퓨터에 비해 훨씬 쉽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TV를 통해 파생되는 새로운 라이프사이클과 이를 바탕으로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모델과 고객층이 형성될 것이라는 화답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들의 생각은 대화 내용이 기술적인 방향으로 전환하자 크게 달라졌다. 엔지니어 출신의 젊은 벤처사업가와 마케팅 전문가의 시각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김 사장이 『멀티미디어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추세에 맞춰 인터넷TV도 고품질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자 정 사장은 『본질적으로는 고품질화를 추구해야 하지만 이것이 다기능화로 발전해 인터넷TV가 만능박스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낭패를 볼 것』이라며 『고품질 문제는 시장에 대한 세그먼트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또 『인터넷TV는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 정보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정보기기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김 사장의 전망에 정 사장은 『PC라는 정보기기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인터넷TV는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시각을 달리했다.

하지만 이같은 두 사람의 견해 차이는 결국 티컴넷의 김 사장이 『수많은 인터넷 콘텐츠를 우리 방식에 맞게 바꾸기보다는 우리 제품을 인터넷에 적합하도록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히자 정 사장이 『우리는 인터넷사이트를 TV 환경에 맞도록 변경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는 두 회사의 기술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면서 다시 한방향으로 모아졌다.

이에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제품 개발과 마케팅 부분에서 두 회사가 서로 협력해 장점을 교환하고 단점을 보완해주면 환상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서로 도와달라는 말을 했다.

끝으로 정 사장은 『올해는 시험단계라 많은 문제점이 도출될 겁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50%가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넘어가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초기에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사장도 『올해는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해 인터넷TV 시장을 키워야 할 때』라고 공감을 표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 프로필 >

클릭TV 정용빈 사장

△51년 서울 출생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 △77∼78년 3월 종근당 △78년 삼성전자 입사 △국내영업 마케팅 기획, 국내 영업본부 영남지사장, 가전 상품기획팀장, 전자 상품기획센터장, 전사 글로벌 마케팅실 상품전략팀장, 퍼스널 멀티미디어 사업팀장 등 역임 △99년 11월 클릭TV 설립

티컴넷 김영민 사장

△67년 광주 출생 △90년 전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92년 전남대 대학원 전기공학과 졸업 △92∼93년 호남대 전자공학·통신공학 강사 △93∼99년 대우전자 모니터연구소 선임연구원 △99년 전남대 대학원 전기공학과 박사과정 수료 △99년 9월 티컴넷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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