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 논설실장 hdlee@etnews.co.kr
무역수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 들어 수출 여건이 나빠지면서 당초 정부가 세운 무역수지 흑자 120억달러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물론 이런 전망은 어디까지나 현재 기준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120억달러 목표는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 지난 5월에는 수출이 크게 늘고 수입은 줄어들어 무역수지 흑자액이 1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 들어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두 자릿수로 올라 선 것이다. 이는 어둡던 무역수지 목표 달성 전망을 다소 밝게 해주는 청신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미래에 대해 오늘의 잣대로 어떤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나름대로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 올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강력한 수출진흥정책과 기업들의 기술개발 노력, 근로자들의 품질관리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창조정신과 도전의식 그리고 근면성 등은 생산성 향상과 품질개선 등을 이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같은 노력은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세계수출시장에서 국산품의 성가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우리의 국가경제는 해마다 큰 폭으로 신장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창조정신과 도전의식·근면성 등이 예전같지 않고 차츰 퇴색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것은 최근의 벤처붐과 이로 인한 한탕주의가 한몫을 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생산현장에서 근면성과 창조정신·도전의식이 사라진다면 생산성 향상과 품질개선·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지속적인 수출확대도 불가능한 것이다. 특히 수출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기업인 못지 않게 현장의 근로자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일에 대한 열의와 정성이 품질의 우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소문난 음식점들을 살펴 보자. 음식맛이 좋다고 소문난 집은 식사 때가 되면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음식점 선택의 기준은 맛과 가격이다. 이런 집은 대개 음식이 맛있거나 아니면 가격이 싼 반면 푸짐하다. 그런 음식점의 주인이나 종업원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일에 열의를 갖고 고객만족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 것이 손님을 몰리게 하는 요인이다. 점심 한끼 먹는 데도 주인과 종업원들의 마음가짐을 평가해서 결정하는 게 우리의 심리다.
하물며 물량과 금액이 많은 수출전선에서는 기준이 엄격하고 까다롭기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보다 품질이 좋거나 아니면 가격이 저렴하던지 두 가지 중 하나는 우위를 확보해야 수출을 늘리고 흑자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기술은 흔히 자본·토지·노동의 3대 생산요소와 함께 제4의 요소라고 말한다. 생산요소를 갖추어도 기술수준이 낮으면 고도산업사회로 도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술은 자체 개발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최악의 경우 로열티를 주고 도입하는 방안도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요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각자의 열의와 정성이다. 제품 생산에 열의를 갖고 정성을 다하는 것은 각자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이런 마음이 식으면 지속적인 품질향상이나 기술개발·수출확대를 통한 국가경제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일에 대한 각자의 열의와 정성 그리고 창조정신과 도전정신·근면함 등 기본에 충실해야 무역수지 흑자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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