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콘텐츠 무단 복제 일파만파

인터넷 콘텐츠 무단 복제가 인터넷업계에 새로운 문젯거리로 등장했다. 최근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사이트 구축이 봇물을 이루면서 콘테츠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후이즈가 인터넷프라자 등 4개 업체를 상대로 55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한데 이어 투어스타트가 SK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 공개적으로 알려진 소송만 4, 5건에 이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여행 전문업체인 투어스타트(대표 배상철 http://www.tourstart.co.kr)는 주식회사 SK의 온라인 여행사인 트래블OK(http://www.travelok.co.kr)를 상대로 자사 사이트 380여 페이지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130억원에 달하는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고 30일 밝혔다.

투어스타트측은 『SK가 사전에 아무런 동의없이 자사에서 갖고 있는 35개 리조트 사진과 텍스트 정보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무단으로 전재했다』며 『정식 계약을 거쳐 콘텐츠를 제공받더라도 기본적인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는 다시 설계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같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베끼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SK가 전재한 콘텐츠는 전세계 35개 리조트와 호텔과 관련한 1028장의 사진 파일과 381페이지에 달하는 문서 파일이다.

투어스타트측은 『홈페이지 내용 장당 100만원, 사진 컷당 50만원, 그래픽 이미지 30만원을 기준으로 총액을 산출하고 해당 내용이 게재된 날짜를 곱해 130억원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SK측은 『투어스타트측과 콘텐츠 관련 협약을 하는 과정에 서로 이야기가 엇갈려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 후이즈도 인터넷 도메인뿐 아니라 홈페이지 콘텐츠 내용을 무단으로 도용당했다며 인터넷프라자·싸다콤·디플러스아이·헬스인포 등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이어 인터넷프라자가 다시 후이즈를 맞고소하면서 콘텐츠 분쟁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인터넷 홈페이지 개발업체인 한그림도 웹호스팅업체인 인터피아가 홈페이지를 도용했다며 2000만원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인터피아는 홈페이지 화면의 편지 봉투·우표·도형 배치까지를 도용했다는 것이 소송 이유다.

투어스타트 배상철 사장은 『온라인상의 불법 카피는 이를 도용하는 사람조차도 무감각할 정도로 일반화됐다』며 『공들여 제작한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인터넷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간과 돈을 아끼기 위해 인터넷 콘텐츠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며 『우선은 벤처기업이 기술개발이나 마케팅 못지 않게 콘텐츠 도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분쟁 발생시 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가름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구체적인 법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