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 잇따른 자본참여로 세계 1위를 겨냥

일본의 NTT도코모가 세계시장을 겨냥한 발빠른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은 도코모가 한국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에 자본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전일 보도에 이어 미국의 휴대폰단말기업체인 「보이스스트림와이어리스」와도 대규모 자본제휴를 위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30일 보도했다.

도코모가 두 회사와의 제휴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10조원 규모로 이 중 SK텔레콤에는 15∼20%의 출자비용으로 약 5조원을 지불하며, 보이스스트림에는 4조∼5조원을 들여 이 회사 지분의 약 20%를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도코모는 유럽의 통신업체들과 공동으로 상용화하는 차세대이동통신의 기술규격인 「WCDMA」와 세계 최고수준의 고부가가치 통신서비스로 평가받는 인터넷서비스 「i모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영자산을 앞세워 향후 해외 이동통신업체와의 제휴를 가속화해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의 1위 자리를 탈환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자본 참여하는 보이스스트림에는 내년 5월 서비스 개시되는 WCDMA 기술 공여 및 도코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폰단말기에 의한 인터넷접속서비스 「i모드」 기술과 운영 노하우도 제공해 하나의 단말기로 미국과 일본 양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도코모가 이처럼 해외 이동통신업체와의 제휴에 적극 나서는 것은 세계 휴대폰단말기 시장이 지금까지는 북미, 아시아 등 지역과 국가별로 분리되어 왔지만 곧 상용화되는 차세대이동통신시장(IMT2000)은 세계시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어서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자사의 통신서비스를 세계적 규모로 확대시켜 점유율면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세계 이동통신시장의 양대 축인 아시아와 북미시장에서 이미 도코모 방식의 WCDMA가 오는 2001년 이후 순차적으로 상용화될 전망이어서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이동통신업체와의 동침이 도코모에는 절실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코모는 홍콩의 허치슨원포아에 19%를 출자했고 네덜란드 최대 이동통신업체 KPN의 자회사인 KPN모바일에도 15%의 자본출자를 결정하는 등 기반다지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도코모의 잇따른 해외 투자 소식에 일본 증시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SK텔레콤 지분 인수설 보도가 나간 후 도코모의 주가는 4% 가량 떨어졌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러한 주가하락을 SK텔레콤의 모회사인 SK그룹의 취약성을 들어 설명했다. 한국 제1의 이동통신업체와의 자본제휴는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SK그룹이 수년간 기업의 불투명성, 소액주주들과의 마찰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투자 대상으로는 적합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이에 덧붙여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우호적 지분 인수는 해외 사업 강화라는 도코모의 전략에 별 도움이 못 된다며 주가 하락의 원인을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이동통신시장의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를 자랑하지만 단말기의 디지털화가 뒤처짐에 따라 차세대이동통신서비스의 본격 도입이 2005년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그러나 i모드로 대표되는 휴대폰단말기와 인터넷과의 융합서비스사업의 폭발적인 신장을 기폭제로 i모드와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의 상용화를 앞당기자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은 지역통신사업자인 벨애틀랜틱과 보다폰에어터치, SBC커뮤니케이션과 벨사우스가 각각 이동통신사업의 통합에 합의하는 등 차세대이동통신사업을 노린 합종연횡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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