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부와 명예의 「보증수표」로 대학 졸업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원들이 최근 들어 학생들을 온라인교육에 빼앗겨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유에스에이투데이(http://www.usatoday.com)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등 세계 유명 대학 교수들의 강의를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기관이 속속 등장한데다가 제너럴일렉트릭(GE), IBM, 시스코시스템스 등 미국의 일류 기업들도 앞다투어 온라인을 활용한 사내 대학을 자체적으로 운영함에 따라 학생유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오랫동안 공급자 위주였던 MBA 교육시장이 최근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인터넷이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에 따르면 인터넷과 기업전용 컴퓨터 네트워크(인프라넷) 과정을 포함한 전자학습 시장규모가 현재 40억달러에서 오는 2002년까지 150억달러로 4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랑니 사내대학 수도 최근 10여 년 동안 약 400개에서 2000개로 5배 정도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크로톤빌이라는 사내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GE 한 회사만 1년 직원훈련 및 교육비로 5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는데 이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생 1792명의 연간 수업료 5000만달러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경영학)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도산할 위험은 없지만 온라인 교육기관과 사내대학이 계속 확산될 경우 이 대학원이 지난 수십년간 전세계 경영이론 및 전략에 발휘해온 영향력은 잠식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훈련이 하버드나 시카고의 MBA보다 못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들 학교에서 2년 동안 교육을 받으려면 임금을 포함해 20만달러를 지출해야 하는 MBA 과정의 고비용을 감안할 때 온라인 교육과 사내대학은 그 대안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한편 시카고와 런던 대학 등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인 명문대학들까지 최근 인터넷 가상공간에 다국적 경영대학원(MBA)을 설립함으로써 인터넷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을 붙잡아두기 위한 방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지역에서도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와 일본 와세다대 등이 중심이 되어 아태지역 학생들을 가르치는 온라인 MBA 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큐에크 에이크 교수는 『최근 각국의 경영대학원들은 세계적인 명문대학들과 손을 잡지 못하면 결국 지역의 2, 3류 대학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해외 대학들과 전략적 제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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