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반도체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체들이 몰려온다.
대만 반도체업체들은 세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시장 1위를 발판으로 D램 등 메모리사업에 적극 진출중이며 대만의 디스플레이업체들도 올들어 TFT LCD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해 한국업체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만업체들의 파상적인 가격공세로 인해 국내업체의 시장점유율은 물론 수익성마저 하락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도체 분야
대만 반도체 및 TFT LCD 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 움직임을 보면 마치 90년대 일본업체들을 압도하던 한국업체들을 보는 듯하다.
모젤바이텔릭·난야테크놀로지·윈본드일렉트로닉스 등 대만의 주요
D램업체들은 올해 64M D램과 128M D램의 생산라인을 대거 증설하고 있다.
특히 대만 D램업체들은 일본과 독일의 반도체업체와 제휴해 256M D램과 1기가 D램 등 차세대 D램사업을 강화, 한국업체의 아성에 도전했다.
윈본드는 일본의 도시바·히타치 등과 제휴해 0.13미크론 공정기술을 적용한 512M D램과 1기가 D램의 공동 개발에 들어갔으며 300㎜ 웨이퍼 양산 투자도 추진중이다.
모젤바이텔릭과 독일 인피니온의 합작사인 프로모스는 초미세공정기술을 적용해 64·128·256M 싱크로너스 D램(SD램) 양산체제를 갖췄으며 512M 및 1기가 D램의 개발과 양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난야는 미국 IBM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세계 D램시장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라인 증설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들어갔으며 올하반기에는 128·256M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을 출시할 계획.
대만 D램업체들은 또 16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입해 반도체 노광기술과 구리와 같은 새로운 배선재료의 응용기술을 공동 개발중이며 플래시메모리와 같은 신규사업을 적극 모색중이다.
대만 반도체산업의 얼굴인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들도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TSMC는 얼마 전 세계 최대의 웨이퍼 공장을 준공했으며 3위 업체인 WSMC를 인수하기로 해 본격적인 시장몰이에 들어갔으며 UMC는 2M S램 등의 신규사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다양한 사업전개로 대만업체들은 한국업체들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떠올랐다.
◇디스플레이 분야
대만업체들의 위협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업체가 시장과 공정기술을 장악한 반도체와 달리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을 견제하려는 일본업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만업체들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CMO·에이서·유니펙·CPT·프라임뷰 등 대만의 주요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올들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증산에 대한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께 대만업체의 생산능력은 지난해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월 100만장 규모(풀가동 기준)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 IBM과 제휴한 대만의 에이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간 600×720㎜ 라인을 상반기중 풀가동해 13.3인치 TFT LCD의 생산규모를 월 9만장에서 27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후지쯔와 제휴관계인 CMO도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간 620×750㎜ 공장을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내년께에는 650×830㎜ 규격의 신규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마쓰시타와 협력중인 유니펙은 지난해 말 가동한 610×720㎜ 라인을 올해 말께 풀가동해 월 27만장의 생산수준을 이룩할 방침이며, 미쓰비시와 제휴한 CPT 역시 지난해 가동한 550×670㎜ 라인을 올하반기중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또 퀀타·한스타 등은 각각 일본의 샤프·도시바와 기술 및 생산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대만업체들의 TFT LCD 생산규모는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대만 TFT LCD 업체들의 공세는 이미 시장에서 가시화하고 있는데 노트북컴퓨터용 TFT LCD의 가격은 주력인 14.1인치를 비롯해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들은 『대만업체의 가격공세가 국내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도체와 달리 TFT LCD 분야의 경우 우리와 대만업체 모두 일본의 장비 및 재료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일본업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대만업체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업체 관계자들도 『아직 대만업체의 역량이 우리에 비해 뒤떨어지나 최근 반도체 호황을 틈타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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