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WDM 장비 설자리가 없다

초고속통신망의 기간망을 구성하는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 장비·동기식디지털계위(SDH) 장비 등 기간 광전송장비 시장에서 국내 업체와 선진 업체간의 기술격차가 심화되면서 국내 업체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간망 장비의 경우 개발비용이 1000억원을 넘어가는 등 대대적인 투자가 요구되나 국내 업체에서 내수만 바라보고 이러한 투자를 감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제 국내 업체들은 가입자 장비 위주의 광전송망 장비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 대대적인 투자여력을 마련, 기간망 장비까지 전략 사업으로 포함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라고 전망했다.

△시장현황

DWDM 장비의 경우 국내에서는 16채널, 24채널 40기가급 DWDM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 64채널 320기가 제품, 80채널 400기가 제품이 도입되는 상황. 반면 국내 장비업체인 LG정보통신은 지난 98년 8채널 제품을 출시 이후 아직 후속모델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최근에야 16채널 40기가급 DWDM 장비를 출시, 한국통신으로부터 제품 테스트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LG정보통신은 지난해까지 8채널 제품을 일부 판매해왔으나 국내 기간 전송망이 40기가로 확장되면서 올해에는 거의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40기가급 DWDM 장비를 처음으로 선보인 삼성전자의 경우는 대부분의 통신사업자들의 기간망 용량을 늘림에 따라 시장 진입 초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엔지네트웍스·드림라인 등이 올 하반기부터 300기가 이상의 대용량 광전송망을 구축키로 하는 등 대부분의 통신사업자들이 200기가 이상의 광전송망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국내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LG정보통신·대우 등이 지난 97년 공동 개발한 2.5기가 SDH 장비는 한국통신에서 적용되고 있으나 데이콤·두루넷·하나로 등 후발통신사업자에게는 모두 외면당하고 있다. 회선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방향성이 지원되지 않는 등 기술적으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생 가능성은 없나

아직까지 국내 업체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한화/정보통신부문이 올해 초 10기가 SDH 장비를 개발, 최근 한국통신으로부터 제품 테스트를 거치고 있으며 DWDM 장비와 관련 삼성전자가 대도시 내에 사용할 수 있는 메트로솔루션을, LG정보통신은 80채널급 대용량 제품을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광전송장비 업체들은 소용량부터 대용량까지 비교적 기술을 잘 축적해온 상태』라며 『내수 위주의 사업을 탈피, 과감히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고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른다면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핵심부품이 대부분 수입되는 상황에서 가격, 기술 모두 해외업체와 경쟁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차라리 소형 광전송장비 위주의 사업으로 재편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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