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수출 순풍

인쇄회로기판(PCB) 수출 전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국내 전자업체의 공격적 수출확대 전략과 세계적인 전자·정보통신기기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올들어 PCB 수출이 호조를 보여 올해 말께는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 고지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집계한 올 1·4분기 수출실적을 보면 이 기간의 PCB 수출은 총 1억9385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동기보다 27.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8년 1·4분기 대비 99년 1·4분기의 수출실적 증가율 11.3%보다 무려 16.6%가 높은 수치다.

또 지난 2년동안 매월 국내 PCB 수출 증가율이 20% 내외를 넘나들고 있었던 데 비해 올해들어서는 매월 수출 증가율이 3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초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볼그리드어레이(BGA)기판의 수요가 위축, 전체 PCB 수출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으나 최근들어 BGA기판의 주문이 다시 밀려들고 있어 올해 국내 PCB 수출은 지난해 실적 6억7900만달러보다 최소 30% 정도 늘어난 8억8270만달러에서 최대 1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PCB 수출전망이 밝게 비춰지는 까닭은 우선 반도체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이동전화기 등이 전세계적으로 호경기를 구가하고 있고 인터넷 혁명으로 네트워크시스템 컴퓨터와 컴퓨터 주변기기의 수요가 폭증하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아시아·중국·동구·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가전기기의 수요도 최근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어 가전용 PCB 수요가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PCB업체 관계자는 『주력 PCB 수출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 모듈기판의 경우 인텔이 「i820」 칩세트 리콜을 계기로 차세대 메모리로 부각되고 있는 램버스 D램을 주력 컴퓨터 메모리로 채택하기로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메모리 모듈기판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선 삼성전기·LG전자·대덕GDS·심텍·코스모텍 등 PCB업체들이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어 올하반기쯤이면 국내 PCB 수출은 급상승 커브를 그릴 것이라는 점이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동전화기용 빌드업기판이나 네트워크시스템용 고다층 PCB, 램버스 D램용 모듈기판 등은 일본을 제외하고는 양질의 PCB를 제작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외는 없어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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