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기술흐름>하/끝-기가비트 이더넷 시대

이번 「넷월드 인터롭 2000」 기간동안 확연히 드러난 사실은 기업용 네트워크 시장에서 비동기전송모드(ATM)교환기의 퇴조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이는 곧 기가비트 이더넷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코시스템스·파운드리네트웍스·익스트림네트웍스 등 대다수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기가비트 이더넷 장비를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으며 주력제품들은 최소 64기가 이상의 내부 처리용량을 지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아직 상용화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제품보다 10배 이상 데이터 처리용량을 증가시킨 10기가비트 이더넷 제품도 소개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10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는 데이터 처리용량의 획기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근거리통신망에 국한됐던 기존 이더넷 스위치의 사용범위를 대도시 지역망(MAN), 원거리통신망(WAN)으로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데이터 통신망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0GEA(Gigabit Ethernet Alliance)라는 표준화 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10기가 이더넷 표준에 따르면 10기가 이더넷 스위치는 최대 40㎞까지 별도의 장비 없이 10기가 이더넷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정의하고 있다. 또 동기식디지털계위(SDH) 전송장비와 같이 바로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장비에 연결, 대용량 데이터를 광통신망을 통해 바로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은 기존 MAN, WAN용 교환기 시장을 주도해온 ATM교환기 특성을 뛰어넘는 것이어서 10기가 이더넷 장비가 이 시장을 급속도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기존 이더넷 표준에 근거해 표준화가 이뤄지고 있어 곧바로 기존 네트워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업체들의 10기가 이더넷 표준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0GEA가 정식으로 출범한 올해 초에는 단지 7개사만이 참여했지만 현재는 50여개사로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회원사로 활동중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시스코시스템스·노텔네트웍스 등이 10기가 이더넷 제품을 소개, 참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자사의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인 카탈리스트 6000시리즈를 통해 10기가비트 이더넷 시연회까지 개최, 스위치 기술분야에서도 선두업체라는 인식을 심는 데 주력했다. 더욱이 시스코측은 10기가 이더넷의 표준화가 완료되는 2002년보다 2년 앞서 올 하반기부터 상용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0기가비트 이더넷의 상용화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예고로 받아들여진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기가비트 이더넷이 빠르게 파급된 것은 표준화 완료 뒤 상용화라는 ATM의 전철을 밟은 것이 아니라 표준화보다 앞서 상용화 제품을 출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10기가비트 이더넷 시대가 늦어도 내년에는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스베이거스=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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