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가격이 인상되는 시기는 언제인가.」
요즘 일선 이동전화대리점업계와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동전화가격의 인상 폭과 시기다. 당초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결합 조건에 포함됐던 「내년 6월 점유율 50% 미만 유지」가 4월말 공식적으로 결정되면서 이동전화업계는 5월부터 셀룰러는 물론 PCS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5월 들어서도 사업자들이 대부분 일단 지난달 가격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가격에 큰 변동이 없을 뿐 아니라 보조금 축소 폭과 시기에 대해서도 루머만이 나돌아 대리점 관계자들은 향후 시장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과 유통업계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이동전화가격이 이달 안에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음달에도 전반적인 이동전화가격의 급격한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예측은 이동전화 유통가격이 제조업체들의 공급 가격에도 영향을 받지만 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사업자들의 보조금으로, 현재로서는 사업자간 이해관계 때문에 보조금 인하 합의가 쉽사리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 근거한다.
합의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사업자마다 큰 차이가 있는 가개통 물량. 지난달 비교적 적은 가개통을 찍은 사업자들은 타 사업자들의 가개통 물량 정리를 보조금 인하의 전제조건으로 달고 있다. 보조금을 축소해 이동전화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가개통 물량이 많은 사업자의 가입자 수가 늘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해관계 때문에 실제로 사업자 고위관계자들은 지난주 전화통화와 미팅 등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분간 가격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기업결합 주체인 SK텔레콤은 5월 중순 들어 보조금을 약 3만원 정도 줄였으나 신세기통신을 통해서는 여전히 많은 보조금을 쏟아 붓고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도 기존 유통망 유지를 위해 일단 올해까지는 보조금을 급격히 낮출 가능성은 적다. SK텔레콤측은 내년 6월 50% 점유율을 맞추기 위해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적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각 지점 및 대리점의 특성상 보조금의 단계적 축소가 실질적인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지는 의문시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셀룰러사업자들보다 최소한 3만원이라도 보조금을 많이 써 가격을 낮춰야 하는 PCS사업자들로서는 쉽사리 보조금 인하를 결정하지 못하고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눈치를 살피고 있다.
물론 이달 안에 보조금 인하가 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일단 셀룰러사업자 입장에서는 50%를 맞춰야 하고 이동전화 요금 인하 등 사업환경 변화와 자금력에 한계를 느끼는 PCS사업자 입장도 더 이상 과다한 보조금 지급은 무리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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