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인 퓨전인텍 사장 hantenⓐfusioninte
60년대부터 미래학자들이 예견한 정보시대는 이제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이미 정착해 있는 듯하다. 네트워크에서의 1년은 현실세계의 10년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진보를 근간으로 한 사회 문화적 혁명이다. 나아가 선진국들은 지구촌 개념의 글로벌 시장을 주장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총성 없는 정보전쟁, 즉 정보통신기기와 관련 서비스 그리고 문화적 정보의 보급확산을 포함한 광범위한 산업 영역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나라는 이러한 시대적 물결에 뒤지지 않기 위해 그 동안 꾸준한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지난 10년간 국민경제가 한자리 숫자의 성장을 계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산업은 무려 20% 이상,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에는 30% 이상의 경이적인 성장을 각각 이룩하였다.
더욱이 향후 지구촌 정보문화를 주도할 인터넷 사용자의 추세를 보면 95년에 50만명이던 것이 올초 1000만명을 넘어서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종전의 정보제공자(IP)로 통칭되던 콘텐츠제공자(CP)가 약 4000개, 포털 및 버티컬 포털을 포함한 쇼핑몰사업자가 약 2500개 그리고 수백여개의 서비스제공자와 인터넷비즈니스 사업자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는 선진국들에 비해 취약한 산업구조 및 자본과 자원의 한정성 등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우선적으로 정보통신산업의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몇가지 방안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른 경쟁국보다 앞서 동남아시장에 인터넷과 이동통신서비스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의 판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동안 어느 정도 정착된 하드웨어 판매량은 적어도 최소한의 성장을 유지해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하드웨어 보급은 서비스에 근거하고 있는 점을 의식해야만 한다. 이미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이 자국내 인터넷 열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들은 우리보다 문화적으로 친근하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 정보통신망 유통체계의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인프라 구축은 현재 정부의 지대한 관심과 정책 덕택에 빠르게 보급이 전개되는 듯하다. 요소기술의 취약성에 기인한 부품의 수급 부족으로 야기되는 공급적체 현상을 지원할 수 있는 유통체계의 정비가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국제통신연합(ITU)이 추구하던 X. 표준시리즈와 TCP/IP 프로토콜로 대표되는 인터넷간의 망 전쟁에서 인터넷이 승리하게 된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즉 넓게는 또 다른 통신방식에 대한 네트워크의 등장 가능성을 비롯, 바로 목전에 와 있는 인터넷 정보가전기반의 PNA(Phoneline Network Alliance)나 PLC(Power Line Communication) 등의 기술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정보보급과 확산에 대한 제도적, 정책적 정비다. 우선 정보의 소유권을 인정하여 정보가공의 창작의지를 북돋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포맷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정보에 대한 소유권 문제를 인정하는 기술 정책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모든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식별자를 서로 공용하는 DOI(Digital Object Identifier)기술이나 콘텐츠 자체에 식별암호를 부여한 후 인코딩 및 디코딩 기술로 저장과 표현을 구현하는 워터마킹(water marking) 기술 등을 도입하고 이런 기술 등을 법적, 제도적 절차에 적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과하면 안되는 것이 정보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재분배 정책의 노력과정이 투명하고도 적절하게 제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자 그리고 아는 자와 모르는 자 사이에 벌어질 정보 획득의 격차를 최소로 하는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적어도 같은 정보에는 누구나 균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 사회는 과거 산업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나타났던 여러 폐해를 최소화하여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 수준이 높은 정보선진국, 정보대국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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