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을 둘러싼 머니게임이 일반 투자자를 실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벤처의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ETRI 연구원 출신 창업자로 국내 처음 물성분석 전문회사를 설립한 이중환 케이맥 사장의 지론이다. 그의 논리는 모든 벤처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업체 특성과 기술력에 따라 생존이 결정된다는 것.
케이맥(http://www.kmac.to)이 최근 벤처 협동화단지에 자사 소유의 번듯한 건물을 갖게 된 것도 기술개발을 통한 기업능력을 키우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사장은 지난달 6억9000만원의 인터넷 공모를 실시하자마자 단 7초만에 목표액을 채웠고 3분여가 지나자 30억원을 웃도는 투자액이 몰려 이를 돌려주는 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케이맥의 주력상품은 물성분석이다. 고강도·고진공·고성능 분석장비를 이용해 반도체 등과 같은 부품소재의 구성성분 등을 밝히는 작업이다. 반도체의 극미량 불순물을 분석하는 이차이온 질량 분석기, 반도체 박막재료의 구성분포를 분석하는 러더퍼드 후방산란 분석기, 부품 표면의 미세한 구성원소를 측정하는 오제이 전자 분광기, 부품 표면의 미세구조를 분석하는 X선 회절 분석기, 분자간 결합상태를 분석하는 적외선·광루미네센스 분광기 등 시가 50억원이 넘는 장비 등을 ETRI에서 임대해 쓸 수 있었던 것도 이 사장이 사업하는 데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ETRI에서 15년 넘게 일해온 이 사장이 물성분석 분야에서 창업하게 된 것은 물성분석 관련 장비의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인건비를 비롯한 운영비 절감 등의 압박이 너무 거세 독립을 결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최근 케이맥은 제3세계 시장 진출이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말 미국 시카고에 유에스맥을 설립한 데 이어 조만간 러시아에 자회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직원 31명 가운데 부설연구소에 15명, 분석지원부 9명 등 연구원이 24명을 차지하고 있다.
원격 의료기술 분야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케이맥은 X레이·MRI·CT 등과 같은 의료영상 진단장비를 통해 얻은 영상데이터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원격영상진단, 원격지 환자의 혈액이나 소변검사를 수행하는 원격병리, 원격수술, 재택 모니터링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 사장은 『러시아의 단결정 기술을 배우기 위해 현지에 자회사를 설립, 마케팅에 전력할 방침』이라며 『코스닥에는 2년 뒤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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