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 연구의 두 축이 되어 온 미·영 컨소시엄과 민간기업인 셀레라제노믹스 간의 막판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진영의 경쟁으로 인간게놈 연구가 수주 안에 마무리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과 영국 웰컴 트러스트의 지원을 받아온 컨소시엄은 당초 2005년으로 계획된 인간게놈 완성을 앞당겨 이르면 오는 6월 중 게놈의 90∼95%를 규명한 초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유전자 연구기업 셀레라제노믹스도 과일파리의 게놈을 해독한 데 이어 수주 안에 인간게놈에 관한 연구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양 진영이 경쟁을 벌이는 것은 학문적 명예와 함께 경제적 이득이 걸려 있기 때문이지만 두 단체 소속 과학자들간의 불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양측은 당초 연구결과를 공동 발표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기도 했으나 연구성과를 둘러싼 경쟁으로 인해 지난해 말 협상이 결렬됐다.
셀레라를 창업해 게놈연구를 이끈 크레이그 벤터 박사의 게놈 해독방법은 그간 컨소시엄측 과학자들에 의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일축돼 왔으며 벤터 박사는 2년만에 과일파리의 게놈지도를 완성하는 성과를 얻어낸 뒤 자신의 주장이 옳았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컨소시엄측은 셀레라측이 정부의 게놈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진뱅크(Gen Bank)」를 통해 공개된 자료를 이용하고 자신들의 연구결과는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해왔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컨소시엄측은 연구결과를 진뱅크에 즉각적으로 공개해 왔으며 셀레라측에도 연구결과를 진뱅크를 통해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셀레라측은 연구성과를 DVD를 통해 공개할 수는 있지만 진뱅크에 올려 경쟁사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도록 허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NIH게놈연구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셀레라측이 진뱅크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얻은 연구결과를 진뱅크에 올리지 않는 것은 기업윤리상 문제가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측은 셀레라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내달 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통해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셀레라측도 컨소시엄측을 누르기 위해 이르면 금주 중 인간게놈 배열의 성공을 발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양측의 치열한 경쟁은 상대방 연구성과의 허점 잡아내기에 주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 진영 간의 경쟁과 헐뜯기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보다 4년을 앞당겨 게놈연구가 완성됨으로써 일반인들이 가장 확실한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양 진영은 현재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 최신호에 연구성과를 게재하기 위한 접촉을 벌이고 있으며 상대방보다 먼저 연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과학저널 출간에 맞춰 연구성과를 발표해온 과학계의 통례를 깨고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학기술팀>
경제 많이 본 뉴스
-
1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2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기 지정
-
3
최상목 권한대행 부처별 긴급지시…“군, 북한 오판 없게 경계 강화”
-
4
빗썸, 휴면 자산 4435억원 반환 나선다
-
5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6
최상목 “韓 권한대행 탄핵소추 국정에 심각한 타격…재고 호소”
-
7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8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9
녹색채권 5兆 돌파…“전기차·폐배터리 등 투자”
-
10
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사업자대출 다각화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