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일 야마하, 33만3000달러 짜리 하이테크 피아노 첫선

<본사 특약=iBiztoday.com> 고가의 하이테크 피아노가 첫 선을 보였다. 일본 야마하(http://www.yamaha.com)는 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소니 메트레온에서 컴퓨터 칩으로 작동하는 하이테크 피아노 「야마하 디스클라비어 프로 2000(Yamaha Disklavier Pro 2000)」 시연회를 가졌다.

이 피아노는 이날 공개 시연회에서 DVD 디스크에 녹음된 저명한 피아니스트 가릭 올센의 연주를 재현했다. 피아노 건반이 음악을 연주하는 동안 모니터는 올센의 연주장면을 보여주었다. 이어 야마하 소프트웨어 개발자 크레이그 크누첸씨가 직접 피아노를 치는 동안에도 컴퓨터는 그의 연주에 맞춰 자동적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악보를 펼쳐댔다.

이 피아노는 스스로 연주하고 피아니스트의 비디오를 스크린에 보여주는 하이테크의 결정체다. 거장 조지 거스윈의 생전 연주 분위기와 스타일을 그대로 되살려내는 재능도 가졌다. 이 악기의 기능은 보통의 데스크톱 컴퓨터가 질투할 정도다. 음성작동 기능을 갖춘 이 그랜드 피아노는 600㎒ 펜티엄Ⅲ 프로세서와 128MB램, DVD드라이브, 20GB 하드드라이브, 32비트 컬러 LCD 접촉패널모니터, 3.5인치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 MIDI 입출력 포트, 광학센서를 갖추고 있다.

가격 또한 33만3000달러로 만만치 않다. 세계 수준급의 뉴욕 줄리아드 음악 학교를 1년 다니는 비용의 12배 규모다. 음악에 취미 있는 돈 많은 닷컴 회사 부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난감이 될 듯한 고가가 아닐 수 없다. 폴 칼빈 야마하 대변인은 『프로 2000은 미래의 악기 모습을 보여주는 자동차의 「콘셉트 카」와 같다』며 그 이유가 피아노를 즐기기 위해 반드시 연주할 줄 알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점 때문이라고 꼽았다.

야마하사는 일찌감치 하이테크 피아노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피아노 제조 100년 역사의 이 기업은 컴퓨터 작동 전자 피아노인 디스클라비어 시리즈를 지난 88년 처음 내놓았다. 이 피아노의 가격은 1만∼13만달러였다. 이 피아노는 거스윈 같은 과거 예술가들의 공연 등이 미리 녹음돼 플로피디스크에 저장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칼빈 대변인은 『야마하의 디스클라비어 업라이트와 그랜드 피아노는 현재 미국에서만 연간 약 1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야마하 전체 피아노 판매의 25% 정도를 차지한다』며 피아노 구매자의 절반이 피아노를 연주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컴퓨터 피아노메이커는 야마하만 있는 게 아니다. 아나힘의 반 코베링도 9400달러에서 1만8000달러 수준의 컴퓨터 작동 디지털 피아노를 생산중이다. 이 회사의 「베이비 그랜드」 제품의 최고품은 333㎒ 셀러론 프로세서, 128MB램, 56Kbps 모뎀을 갖추고 있다.

프로 2000의 가격이 피아노의 최고 가격은 아니다. 1884년에 처음 나온 스타인웨이 그랜드피아노가 지난 98년 120만달러에 경매에서 팔렸고 비틀스 멤버 존 레논이 「이매진(Imagine)」의 작곡에 사용했다는 30년 된 스타인웨이 업라이트는 7월 예정된 경매에서 예상 낙찰가가 160만달러다.

이 피아노는 알루미늄 재질의 다리와 키 카버, 체리나무 사이딩, 플렉시그라스 유리 뚜껑으로 짜여져 있고 종과 휘파람 소리도 낼 수 있다. 야마하는 앞으로 미 전역을 돌며 이 피아노의 시연회를 가질 계획이다.<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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