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네티즌 4000만명 시대

하원규 ETRI 정보기반연구팀장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초고속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5년 우리나라 인구는 약 490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세 미만 300만명과 70세 이상 200만명 그리고 첨단기술이나 신매체 사용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무기력 집단(the inadequate) 10% 정도를 제외하고서라도 약 4000만명이 유력한 인터넷 사용 잠재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단순 이용자로서의 4000만명이 아니라 전자신대륙을 동네마당처럼 누비면서 세계 최강의 인터넷 활용 경쟁력을 발휘하는 사이버티즌(cybertizen) 만들기다. 이를 위해 10년을 내다보는 국가 정보통신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보기로 하자.

먼저 4000만명의 국민이 하루 4시간 정도를 사이버공간상에서 쾌적하게 거주할 수 있는 전자국토생활기반으로서 정보통신망의 조건정비가 시급한 과제다. 즉 느리고 비싸며 불완전한 인터넷 공간이 아니라 빠르고 저렴하며 안전한 「1초 전자생활권」을 보편적 서비스로 보장해주는 전자시민 공동체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국가정보네트 인프라 정책의 기본방향은 전송용량차원에서는 페타급(기가의 100만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한편 비트당 통신 및 접근비용은 1만분의 1정도까지 삭감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기술혁신전략과 중장기적 제도환경 정비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둘째 우리 4000만명의 사이버 전사들의 장점과 개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한국형 인터넷 발전모델을 찾아야 한다. PC를 플랫폼으로 인터넷 세계에서 유통되는 재화와 서비스를 초기단계에는 국제공공재로서 보급했다가 이제는 국제적인 전략무역재로서 위상을 확보해가는 전자상거래 전략은 미국식 인터넷 패권모델이다. 반면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전제품에 인터넷을 접목시켜 가는 비PC기반의 디지털 가전산업 전략은 바로 일본의 인터넷 제조업화 모델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의 핵심역량화 모델은 세계 2위의 도메인 수를 보유하는 사이버 부동산 열기, PC방 문화, 디지털 치맛바람 등을 장점으로 삼아 한국 특유의 전자경제 성장모델을 창조해보는 일이 돼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기업·개인이 IT최적활용을 통하여 지식강국으로 가는 기본원칙을 세워야 한다. 국가개혁과 재창조 차원에서 IT분야로의 투자와 배분, 신속한 정보파악과 공유, 빈부격차 해소와 디지털 기회균등 확보, 안전하고 튼튼한 사이버 생활세계의 구축, 세계인이 방문하고 투자하고 싶은 사이버한국 구축 등 21세기형 국가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원칙과 방향을 정립하는 일이야 말로 무엇보다도 시급한 정책자의 책무다.

넷째 디지털 혁명을 선도하고 통신·방송 융합시대를 개척할 신정보통신법제를 준비하는 일도 시급하다. 최근 다양한 방송매체를 통합하는 방송법 개혁이 이루어진 점은 평가할 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정보통신 법제는 정보통신 자원에 기반을 둔 기본법 체계를 비롯하여 통신과 방송등 사업에 관한 법률군 그리고 특정 사업체를 규율하는 법제 등 수많은 법률로 구성되어 있다. 각 법률은 각각의 성립과정과 입법취지가 상이하지만 이용자나 사업자가 매체융합 환경에 적극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법으로 정리해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종합적인 미래비전 설정과 정확한 방향제시자로서의 정책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건전한 인터넷 공동체 문화와 사이버 시민의식을 새로운 사회자본(new SOC) 확보차원에서 축적해가는 일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제3의 산업혁명에 대한 충격 진단과 동시에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IT연차 보고서(가칭)」를 발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미 상무부가 「디지털 경제」라는 연차 보고서를 발간하는 의미는 무척 교훈적이다.

끝으로 한국 최강의 두뇌전문집단들이 총동원되어 행정·교육·금융·의료 등 국가사회의 부문별 기능과 역할을 대담하게 인터넷으로 이동시켜 재배치하는 「전자국토 공간개발 및 활용전략」을 준비할 것을 제창한다. 정보혁명의 시대에 있어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적 담론은 접어두고 이젠 이 나라를 어떻게 IT로 완전무장시킬 것인가 하는 결단과 행동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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