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3>
북경 사무실을 개장한 다음날 나는 만토집단의 류성화 총재, 그리고 수리부 차관 설진유와 함께 골프 회동을 했다. 중화 토지 개발회사를 가지고 있는 유림 회장도 참석했다. 골프장은 만리장성이 지나가는 장자커우로 향하는 길목에 있었다. 설 차관과 류 총재는 모두 미국 유학을 하면서 학창 시절에 골프를 배웠던 것인데 필드에 자주 나갈 기회가 없어서인지 매우 서툴렀다. 골프를 시작한 내력으로 말하면 나 역시 오래 되었다. 처음에 컴퓨터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장이 나에게 골프를 배우게 했다. 그리고 필드로 데리고 나간 것이다. 그때 왜 나에게 골프를 배우게 했는지, 그것이 당시 사장에게 어떤 연유였는지 지금에 와서도 이해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골프를 치는 회사 간부들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나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 후에 나는 미국 유학을 하면서 필드에 나갔지만 벤처기업을 세우고 연구와 경영에 매달리면서 거의 필드에 서지 못했다. 그러다가 회사가 커지면서 소위 사교 골프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시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몸은 하나인데 골프 초대나 접대 스케줄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영업부장을 내세워서 골프 회동을 시켰는데 뒤늦게 시작한 영업부장이 골프에 있어서는 나를 훨씬 앞지르고 있었다. 영업부장은 싱글이 되어 있었다.
『내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 골프를 배웠는데, 그때 회사 사장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서툴러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여자와의 섹스와 골프라고 했지요.』
설 차관이 숲으로 OB를 치자 나도 그곳으로 공을 날리고 따라가면서 말했다. 설 차관이 웃었다. 나는 영어로 이야기했는데 따라오고 있는 캐디들도 영어를 알아듣고 같이 웃었다.
『그렇지요. 여자와의 만남도 감각이 중요하듯이 골프에서도 감각이라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샷을 할 때 이미 그 감각에서 좌우되지요. 부드럽고 유연하게 말입니다. 임팩트 순간 부드러움이 느껴지지 않으면 실패지요. 부드러움을 찾으려면 채를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여자를 향한 남자의 그것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설 차관도 한마디 거들었다. 나는 알아듣고 웃었다. 캐디들은 영어를 이해하였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음담 패설은 알아듣지 못했는지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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