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MS와 팜컴퓨팅, 포켓PC 시장 놓고 격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뉴욕과 영국에서 동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팜톱기기를 위한 「포켓PC」 플랫폼을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팜 컴퓨팅이 독주하고 있던 차세대 이동 통신 단말기 시장이 본격 경쟁이라는 급류를 타고 있다.

이번 주에는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 http://www.strategyanalytics.com)가 분석한 「무선 멀티미디어 단말기 시장 동향(The Wireless Multimedia and New Era of Handheld Computer)」을 소개한다. SA는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세계적인 정보통신 전문 시장조사 및 컨설팅 회사로 특히 무선 통신, 컴퓨터, 가전 시장분석 전문업체로 명성이 자자하다. <편집자 주>

MS는 최근 뉴욕과 영국에서 동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팜톱기기를 위한 「포켓PC」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때 MS가 내건 홍보용 슬로건에는 「당신의 팜이 그걸 할 수 있나요. 아마 마이크로소프트의 포켓PC를 갖기 전에는 안될 걸요.」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MS가 이번에 「포켓PC」 플랫폼을 공개한 것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팜톱 컴퓨팅 영역에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팜톱 시장은 그동안 4명의 팜톱 사용자 중 3명에게 제품을 판매해온 「팜 컴퓨팅」이 오랫동안 장악해 왔다.

MS가 발표한 제품은 전반적으로 신뢰성을 높이고 핵심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에 대한 검색이 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또 클리어타입 기술을 채택한 e북 리더와 익스플로러, 아웃룩, 워드, 엑셀, 머니, 미디어 플레이어 등 MS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팜 컴퓨팅측은 『팜 기반 기기의 간결함, 단순함, 소형을 좋아하는 사용자 및 개발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최근 MS가 재개한 팜톱 사업이 자사의 고객이나 성장세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러한 주장이 다소 무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SA는 팜 컴퓨팅의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SA는 MS와 팜 컴퓨팅의 제품들이 근본적으로 다른 수요층을 대상으로 어필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MS는 오피스의 포켓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멀티미디어 통합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포켓PC를 가지고도 데스크톱과 유사한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MS의 포켓PC 플랫폼은 가능한 한 완벽하게 데스크톱의 확장을 바라는 소비자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다. 반면 팜 기기들은 단순하고, 사용하기 쉬운 오거나이저를 주로 찾는 사용자의 요구에 적합할 것이다.

MS가 팜 컴퓨팅과 비교하여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하는 데는 경쟁 우위를 보유한 것으로 보이지만, 바로 이 기능을 두고 앞으로 두 회사가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한가지 반가운 소식은 확장 국면을 맞은 팜톱 시장에서의 상호 유기적인 성장을 통해 포켓PC와 팜 제품에 대해 많은 기회가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한가지 명백한 사실은 앞으로 MS와 팜사가 각각 선보일 팜톱 제품들이 소매상 진열대에 나란히 진열될 것이고 고객들은 이중 하나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때 고객들은 팜사 제품을 구입할 때에는 단순한 기능, 세련된 디자인, 배터리 수명 등을 주로 고려하는 데 비해 MS 제품은 데스크톱에 버금가는 컴퓨팅 능력을 주로 평가할 것이다.

SA는 핸드헬드 제품은 기본적으로 다음의 3가지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PIM:메시징, 작업, 연락처 관리를 포함한 개인정보관리(PIM) 기능.

△데스크톱 확장:워드프로세싱,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응용.

△멀티미디어:일반 소비자 응용 프로그램(예를 들면 MP3 등)과 비즈니스 응용 프로그램(예를 들면 교육 비디오 등).

이제 MS가 내놓은 포켈PC의 주요 기능을 살펴보자. 팜톱과 데스크톱 사이의 차이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포켓PC는 우선 소리를 녹음하고 손으로 그린 그림을 저장하는 기능이 개인 리코딩 기기로서 다양성을 확대해 주고 있다. 포켓PC는 또 디지털 카메라, 모뎀, 머니 카드 같은 주변기기 지원이 향상됨으로써 거리 지도를 오거나이저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어 응용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포켓PC는 이밖에도 MPEG 변환기, MP3, 하이그래픽 MS골프까지 장착함으로써 팜톱 컴퓨팅을 오락의 세계로까지 이끌고 있다.

월드와이드웹을 액세스할 때는 소형화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포켓PC 기기에 있는 240×320 픽셀 스크린에 맞추어 HTML(v3.2용)을 즉석에서 다시 초기화(포맷)해 준다.

이 미니 브라우저는 또 인터넷에 직접 액세스하거나 이전에 선택한 무선통신 기능을 포켓PC에서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데스크톱 PC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5.0으로 연결된다. 무선 접속 분야에서는 노바텔과 넥스트셀이 최근 잇달아 CDPD 모뎀(넥스트셀이 보유한 GPS기능 포함)을 발표했고 소켓 커뮤니케이션스는 콤팩트플래시 및 디지털 전화 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SA는 모뎀 카드와 셀룰러 폰을 이용한 광범위한 RF 인터페이스 접속 옵션들이 제공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또한 포켓PC NMSM 모바일 서비스가 개발 중이라는 미확인 보도도 나오고 있다.

또 전세계 포켓PC 시장에서 「마이너 리그」에 속하는 휴렛패커드(HP)와 컴팩은 최근 자사의 제품 디자인을 곡선화한 반면 카시오는 벽돌처럼 생긴 디자인을 고집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또 6∼8시간에 그치는 배터리 수명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할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래의 표는 제조업체들이 최근에 내놓은 제품의 사양이다. 여기에서 디스플레이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한 컬러다.

팜 컴퓨팅의 마케팅 전략은 우선 오거나이저의 단순성을 강조하는 한편 통신과 정보오락(infotainment) 기능을 각각 둘째와 셋째 소구점으로 택하고 있다.

팜의 기능은 앞으로 포켓PC의 영역까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GPS 수신기, 녹음기, MP3 플레이어 등의 부가 기능이 잇달아 발표될 예정이다. 또 올해 말 공개할 팜 제품은 무선 접속 기능이 대폭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포켓PC는 소형화, 스타일, MMI에서의 많은 혁명을 몰고 올 최초 제품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포켓PC는 아직 빅히트는 못했지만 MS의 지위를 상당히 향상시켰고, OS와 기기 시장에서도 경쟁의 무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팜은 앞으로 오거나이저를 뛰어 넘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는 동시에 더욱 안정적인 인터넷 지원을 위한 기술적 발전방향도 하루 빨리 제시해야 한다. 응용범위가 오거나이저에서 데스크톱, 개인 멀티미디어로 확대됨에 따라 OS와 기기에 대한 요구가 극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SA는 향후 수년간 무선 분야의 콘텐츠와 콘텐츠 사업자의 역할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며, 멀티미디어 지원 문제는 전문 사업 분야나 소비자 시장 모두에서 핵심 성공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S는 포스트 PC 세계에서 성공하는 것이 회사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MS는 모바일 프로페셔널(전문 사용자 그룹) 분야에서 실패에도 불구하고 풀 데스크톱 확장 및 멀티태스킹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포켓PC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소비자들이 이에 익숙해지거나 포켓PC의 가격이 200달러 이하가 되어야 한다. 사실 사용자가 부담 없이 사용하도록 하려면, 제품가격이 200달러 이하고 월 사용료도 10달러 정도가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SA는 MS가 프로세싱·통신·오락기능의 결합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맨 첫번째 단추를 끼웠다고 판단한다. 초기 포켓PC 기기에 내장된 기능을 보면 모바일 프로페셔널이 휴대형 기기에 대해 개인 및 사업적 용도를 가진 소비자라는 것을 MS가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포켓PC와 팜은 서로 매우 다른 분야의 모바일 사용자에게 어필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양자간에 일대 전투가 불가피할 것이다.

팜 컴퓨팅은 오거나이저 시장에서 계속 우위를 보이겠지만, MS도 대형 무선 멀티미디어 휴대형 기기 분야에서 팜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정리=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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