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음반협회 박경춘 회장

『지금 국내 음반업계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받아들여 디지털 문화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느냐, 아니면 구산업으로 도태돼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느냐하는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한국음반협회 박경춘 회장(49·아세아레코드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후 2개월여 동안 조직정비를 통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박 회장이 『집안 정리가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대외 사업을 시작하겠다』며 운을 뗀 것이 디지털시대에 대응하는 음반업계의 경쟁력 강화다.

박 회장은 우선 문화부로부터 저작인접권 신탁관리단체의 자격을 얻어내겠다는 생각이다. 디지털기술의 고도화로 갈수록 늘어가는 회원 음반사들의 권리침해를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고 원활한 사용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협회는 최근 정기이사회를 열어 신탁관리단체 신청을 결의하고 정부의 허가가 나는 대로 이용 허락과 사용료 징수가 복잡한 MP3·인터넷방송·700서비스 등 디지털 매체의 저작인접권부터 집중관리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자신의 임기내에 국내 음반산업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도 완료하겠다는 생각이다. 회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정부지원금을 활용해 「음반산업지원센터」의 건립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음반산업지원센터는 녹음실 및 스튜디오, 제작 설비, 자료실 등 각종 지원시설을 갖춰 회원사 후원뿐만 아니라 음반업계 벤처를 키우는 인큐베이팅 역할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인프라로는 유통 및 물류를 전산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는 「포스시스템」의 도입이다. 박 회장은 『국내 음반산업이 취약한 원인 중 하나가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한 수익성 악화』라며 『유통단계를 줄이고 발주 및 배송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물류시스템 도입을 기필코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협회가 주축이 돼 정부와 검경 합동으로 대대적인 불법음반 퇴치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문화사업자로서 부가세 면세 추진, 국제 견본시 참여 및 유치를 통한 해외 마케팅 강화, 회원사들의 음원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활용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도 박 회장이 임기동안 해야 할 일들이다.

『음반업계 종사자들은 단순한 장사꾼이 아니라 국민들의 정서생활 및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화상품 개발자』라고 강조하는 박 회장은 『회원들이 소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업계의 눈높이에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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