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B업계의 종가격인 대덕전자(대표 김성기 http://www.daeduck.co.kr)의 대규모 설비투자설을 놓고 PCB업계의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PCB업계에 나돌기 시작한 대덕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설은 최근 들어 더욱 윤색되고 덧칠해져 구체적인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현재 업계에 떠돌고 있는 풍문을 종합해 보면 대덕전자는 제3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시화공장 앞 공터에 CSP(Chip Scale Package)기판·플립칩(Flip Chip)기판을 비롯한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전용설비를 구축할 것이라는 말이 가장 유력하다.
또 다른 관측은 역시 동일한 장소에 이동전화기·캠코더·디지털전화기 등에 주로 장착되는 빌드업 기판 등 초박판 다층인쇄회로기판(MLB) 라인을 설치할 것이라는 설이다. 이밖에도 반월공단 제1공장 인근에 제5공장을 신규 매입할 것이라는 풍문까지 보태져 대덕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설은 자가발전적으로 널리 유포되고 있다.
이러한 소문과 관련,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은 대덕전자가 시화공장에 설비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정도다.
대덕전자 김성기 사장은 『시화공장에는 새로운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나대지가 있다』면서 『회사가 성장하려면 설비투자는 지속될 것이고 그러한 측면에서 시화공장에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여기에 어떠한 PCB를 생산할 수 생산라인을 구축할 것인가, 투자시기는 언제이고 규모는 어느 정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까지 수립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시화공장에 설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들은 김 사장의 언급보다 더욱 구체적이다. 즉 시화공장 앞 공터에 현재 가동중인 공장과 동일한 규모의 공장 2개동을 건설하다는 것. 이미 신축될 공장 설계도면 및 생산설비 레이아웃이 결정되는 등 투자규모도 내부적으로 검토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PCB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월 1만㎡ 규모의 생산능력을 지닌 빌드업 기판 공장을 짓는 데 공장 부지를 제외하고도 약 500억원이 소요된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대덕전자의 설비투자 규모는 1000억원은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덕전자 관계자는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 이외의 말은 모두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부인하면서 『CSP와 플립칩 기판이 미래 사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조만간 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오히려 짐이 될 정도로 투자 리스크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빌드업 기판은 시장이 갈수록 커져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추진할 것이지만 소문처럼 대규모가 아니라 보완·증설 개념에 더욱 가깝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덕전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PCB업계를 사실상 이끌어온 대덕전자가 최근 후발주자인 삼성전기에 매출에서 밀리는 등 자존심이 구겨진데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New Cash Cow」의 창출이 시급한 것으로 볼 때 대덕전자의 대규모 설비투자는 조만간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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