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한 각종 복지책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현대정보기술(대표 표삼수)이 직원 복지는 물론 업무 효율까지 향상할 수 있는 아이디어성 사내 지원제도를 도입해 화제다.
이 회사가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내 「떴다방」 제도는 법제·회계·홍보 등 경영지원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전문 상담팀을 구성, 전국에 흩어져 있는 현장 사업소를 돌아다니며 직원들의 요구·애로 사항을 직접 수렴하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해결해주는 새로운 업무 지원 제도다.
다른 SI업체와 마찬가지로 현대정보기술의 직원들이 정보시스템 구축 또는 관리를 위해 파견돼 있는 현장 사이트는 전국 40여군데. 이 가운데 떴다방이 최근 순회상담을 다녀온 곳은 울산 현장을 포함해 10여 군데다.
『영종도 현장을 방문했을 때 한 여직원이 본사와의 업무 연락을 위해 통신상황이 그나마 양호한 꼭두새벽에 56Kbps 모뎀으로 사내 전산망에 접속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웬지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상담 내용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서로 얼굴을 몰랐던 본사, 현장 직원이 처음으로 만나 회사업무를 놓고 함께 고민하며 동료의식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는 게 떴다방 구성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현장 직원들도 본사에서 자신들을 위해 직접 인력을 내려보냈다는 사실에 매우 흡족해했다.
이미 사내 네트워크로 온라인 상담·건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현대정보기술이 이처럼 직접 발로 뛰는 상담실을 운영하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전자결재, 온라인 건의, 사장 핫라인 등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받고 있지만 이를 실제 이용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서로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떴다방처럼 허심탄회한 대화도 없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현대정보기술의 아이디어성 사내 지원제도는 이미 다른 SI업체 경영지원부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가 지난해 사내 법제팀을 활용해 만든 「사내 법률 Q&A」는 최근 다른 경쟁 SI업체들로까지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더욱이 사내 지원업무를 맡고 있술 총무팀은 조만간 사내 업무지원 요청과 관련해 3번 이상의 불만 신고를 받는 담당자는 회사를 떠나게 하는 「옐로 카드제」를 도입하고 더욱 적극적인 지원업무 추진을 위해 부서명을 「체인지 에이전시」로 바꾸는 것도 고려중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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