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방송시장(2)

인도에 위성방송 채널은 많지만 실제 위성방송 안테나를 설치해 놓고 DTH(Direct To Home) 방식으로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가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인도는 Ku밴드 방식의 위성방송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인도내 위성방송 채널들이 C밴드 방식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들어오는 위성방송 채널들도 대부분 C밴드 방식이다. C밴드 방식은 안테나 직경이 최소한 1∼2M 정도는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직접 안테나를 설치해 방송을 수신하기는 매우 힘들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인도인들은 케이블TV 사업자(SO)가 재전송하는 위성방송 채널을 통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영화·스포츠·드라마·음악 등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

인도의 케이블TV 시청가구는 2500만∼2700만 정도. 인도의 케이블TV 시장은 크게 3개 복수 케이블TV 방송국(MSO)들이 장악하고 있다. 헤이스웨이·시티케이블·힌두자 등 3개 MSO가 각각 300만∼400만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힌두자 그룹의 경우는 최근 미국의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대규모 지분을 투자하기로 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국내 위성방송 사업자인 아리랑TV는 현재 헤이스웨이가 위성으로 수신해 가입자들에게 재전송하고 있으며 인케이블과 시티케이블은 현재 재전송 문제를 아리랑TV측과 협의 중이다.

이들 3개 MSO외에 지방마다 군소 케이블 SO들이 존재하는데 인도 전체적으로 볼 때 1개 SO당 평균 2만5000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말이다.

사실 인도의 케이블TV SO는 우리나라에서 얘기하는 중계유선 개념에 오히려 가깝다. 일부 지역 SO들이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지만 대부분 사업자들은 인도 현지 채널, 현지 진출한 해외 위성방송 채널들을 중심으로 방송 채널을 편성해 가입자들에게 재전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채널 티어링 제도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캐치원과 같은 프리미엄 개념의 채널은 없다. 가입자들은 한달에 약 100∼120루피(3000원 내외)의 시청료를 내면 전 채널을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시청 가능한 채널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60∼80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뱅갈로르지역에 20여개의 SO를 소유하고 있는 헤이스웨이는 8만가구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55개 가량의 채널을 송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명상 음악 프로그램 등 일부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오전 시간에 잠깐 틀어주기도 한다. 방갈로르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헤이스웨이의 B K 쿠마르씨는 『인도 사람들이 명상이나 요가 등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아침 시간에 명상 음악 프로그램을 내보내면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한다.

방갈로르지역에서 TV5(프랑스 위성채널)와 아리랑TV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T R 비자이랑가씨는 『인도에서는 특히 미국 채널인 CNN의 인기가 매우 높은데 전체 시청자들의 25% 정도가 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영화·음악·패션 채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게 비자이랑가씨의 지적이다.

<방갈로르=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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