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 양극화 가속 전망

벤처투자시장이 냉각되면서 네트워크와 자금력, 브랜드파워가 강한 우량 벤처캐피털에 유망 벤처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경험과 네트워크가 취약하고 자금력이 달리는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좋은 투자기업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에 자금과 경영컨설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의 네트워크와 자금력이 투자기업의 가치제고(Value Creation)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선발 벤처캐피털에 유망 벤처기업들이 몰리는 벤처캐피털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코스닥시장 침체를 계기로 벤처기업에 대한 평가기준이 달라짐으로써 앞으로는 벤처기업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다고 해도 옥석이 확연하게 구분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유망업체에 편중될 것으로 보여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벤처캐피털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떤 벤처캐피털이 투자했느냐에 따라 IPO를 전후해 기관투자가나 일반 투자자들의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데다 벤처캐피털에 따라 벤처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력이나 투자기업을 지원할 컨설팅 네트워크가 달라 조건이 좋은 벤처캐피털로 벤처기업들이 쏠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벤처비지니스의 특성상 전후방 관련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상호 협력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할 부분이 많아 투자기업의 포트폴리오가 좋은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선발 벤처캐피털의 입지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업계가 성공적인 투자실적(트랙레코드)을 비롯해 △업종별 투자기업의 분포 △글로벌 투자기업 지원 네트워크 △주주 및 출자(펀드)자 구성 △동원 자산 능력 △내부 및 외부 자문(Advisory Board)인력 현황 등에 따라 투자기업의 질이 달라지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기업은 투자기업 발굴이 어려워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어떤 벤처캐피털의 자금을 유치했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져 IPO 이후 주가에까지 반영되며 전문인력 영입, 마케팅, 후속 자금조달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쳐 선발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기업 관계자들은 『좋은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것은 그만큼 기업의 내재가치나 전망에 대한 평가결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갈수록 벤처기업들이 가급적 규모가 크고 지명도가 높고 네트워크가 괜찮은 벤처캐피털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 j 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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