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일본 전자유통>2회-전자매장의 새로운 주인공-디지털 제품들

『몇년 전만 해도 매장의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1층은 컬러TV 등 가전제품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가전제품은 2, 3층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컴퓨터와 이동통신기기 등 디지털 제품이 차지하고 있어 놀랐습니다.』

일본 디지털 유통견학단에 참여한 삼성전자 한 직원의 말처럼 일본 전자상가의 메카로 불리는 아키하바라의 주인공이 디지털 제품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용산전자상가에서 가전제품이 주인자리를 내놓고 컴퓨터와 이동통신기기가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 전자상가에서도 노트북PC·이동통신기기·전자수첩·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 제품들이 전자상가의 간판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양판점들은 상품판매가 예전 가전제품 위주였으나 최근에는 컴퓨터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따라 양판점 매장구성도 디지털 멀티미디어와 생활가전으로 완전히 구분되면서 PC판매가 기본이 되고 있다. 현재 라옥스의 경우 PC판매 비중이 60%를 넘고 있으며 야마다는 50%, 코지마는 30%를 넘는 등 일본 대형 양판점의 PC 판매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키하바라에만 13개의 대형 점포를 갖고 있는 라옥스는 이곳에 컴퓨터관과 디지털관을 각각 운영하고 있는데 두곳 모두 7층짜리 건물로 지어져 있다. 라옥스 디지털관은 이름만 다를 뿐 컴퓨터관과 엇비슷하다. 라옥스의 디지털관 1층은 이동통신기기와 노트북PC, 디지털카메라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2층은 홈시어터 제품이, 3층은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4층은 PC 서플라이, 5층은 PC 주변기기, 6층은 데스크톱PC, 7층은 노트북PC 등이 집중적으로 전시, 판매되고 있다.

라옥스 디지털관은 한마디로 현재 나와 있는 모든 디지털 제품을 소개하면서 이들 디지털 제품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상호 연결돼 사용되는 멀티미디어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베스트전기와 데오데오도 요코하마에 각각 1000평과 14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매장에서도 디지털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양판점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데스크톱PC의 변신이 가장 눈에 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CRT 모니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키하바라에서는 LCD 모니터가 대세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LCD 모니터를 장착한 데스크톱 제품은 크게 LCD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형으로 결합된 제품과 LCD 모니터와 본체가 분리된 제품으로 나뉘고 있다.

LCD 모니터와 본체 분리형 제품의 경우도 국내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이 크고 투박한 본체가 아니라 3분의 1 수준으로 크기를 줄인 제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그동안 가전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소니가 「바이오(VAIO)」라는 브랜드의 노트북PC와 관련기기들을 대거 내놓으면서 이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컴퓨터 매장 어디를 가봐도 소니의 바이오 제품을 별도로 전시하는 코너가 있을 정도로 소니의 바이오는 일본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다.

또 히타치도 새로운 개념의 LCD 모니터·본체 일체형 PC를 대거 선보이면서 이 시장을 선도해가는 것을 비롯해 샤프·NEC 등이 노트북PC와 주변기기를 대거 내놓고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디지털카메라와 DVD가 종전의 카메라와 VCR 대체제품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200만화소급 디지털카메라가 5만엔, DVD가 3만엔 수준으로 가격이 낮아져 소비자들의 구매가 쉬워지면서 보급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DVD의 경우는 5000여개의 소프트웨어가 판매되는 등 시장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동통신기기는 인터넷 사용환경이 기본으로 제공되면서 전자수첩과 연계해 판매되는 추세며 컬러가 다양하고 무게가 가벼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일본의 PC시장은 노트북PC의 판매비중이 50%대로 높아지면서 전체 PC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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