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우산 속의 3사 또한 이번 SK텔레콤과 신세기이동통신의 합병에 따른 불똥을 피하기 어려운 그룹으로 꼽힌다.
어필텔레콤·팬택·텔슨전자 등 모토로라코리아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3사가 중시되는 이유는 이들이 80%에 이르는 대기업 4사의 시장점유율을 움직일 가장 강력한 그룹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3인방을 우산 아래 두고 있는 모토로라코리아는 지난해 9월 이후 한때 15%의 점유율을 보일 정도의 강력한 파워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모토로라코리아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합병사태가 맞물리면서 이들의 한국이동전화단말기 시장 내 입지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다.
모토로라코리아가 지난해 총 공급물량 가운데 SK텔레콤 의존도가 60∼70%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합병결정 상황이 모토로라코리아에 미치는 영향은 대기업에 견줄 만한 메가톤급 충격파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모토로라코리아는 지난 1년 가까이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면서 올들어 1월에 13%, 2월에 12%, 3월에 8%대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면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급격한 하락의 원인으로는 신모델의 부재가 첫손에 꼽힌다. 이동단말기업체는 올 초부터 음성전용단말기와 무선인터넷단말기 수요가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에 있어 가장 강력한 변수로 꼽히고 있는 모토로라코리아는 당초 예정된 3월에도 신제품을 내지 못한 데 이어 4월에도 제품 출시를 못했다.
여기에다가 이번 합병에 따른 SK텔레콤의 납품물량 감축 분위기가 모토로라코리아의 신제품 부재에 따른 영업부진과 연계될 것을 감안할 때 회복 가능성을 결코 긍정적으로만 생각하기 어렵다.
모토로라코리아는 또한 산하 3개 기업들에 대한 협력의 한 축인 텔슨과 원만한 관계를 이끌어내지 못함으로써 시장장악을 위한 주요 변수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모토로라와 불화설 속에 있는 텔슨전자는 한통프리텔과 「네온」이란 독자 브랜드를 이용한 OEM 수급관계를 갖기 시작하면서 기존 모토로라 점유율 잠식에 나서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진 모토로라의 잇단 부진은 이러한 전후 연계성을 생각할 때 충분한 개연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텔슨전자는 제휴계약서상 내년도 9월까지 2년간의 기간을 갖고 있으나 올들어 모토로라코리아로부터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모토로라는 비록 껄끄럽지만 나름대로 탄탄한 기술력을 자부하는 텔슨전자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전략을 세우지는 못한 듯하다.
이러한 역학관계 속에서 대기업과 모토로라 우산 속의 3사는 납품량을 줄이기로 한 SK텔레콤 이외의 PCS 3사를 대상으로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이것이 이번 합병사태로 인해 지난 99년 5월 한국시장에 투자를 결정한 이래 가장 성공적으로 추진돼 왔던 모토로라코리아의 위상변화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인 것이다.
OEM 3사 체제의 균열과 신제품 출시의 지연이란 2중의 위험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과 신세기이동통신간 합병까지 맞은 모토로라는 한국진출 이래 최대의 단말기사업 위기에 봉착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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