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시장 냉각돼 벤처기업 자금조달 차질

주식시장의 침체로 벤처캐피털, 은행·투신·종금 등 금융권, 엔젤클럽 등 벤처자금 공급세력의 투자열기가 냉각되고 있다. 벤처투자는 적어도 1년 이상을 내다보고 하는 것이지만 주식시장의 침체국면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벤처자금 유치계획에 맞춰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벤처기업들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의 냉각으로 벤처투자가 위축되고 있음에도 상당수 벤처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 벤처기업들의 직접자금 조달이 당분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벤처캐피털=장기투자가 원칙이기 때문에 유통시장의 냉기에도 영향은 적다. 하지만 투자회수 시장 불안으로 신규투자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분위기다. 투자회수가 미진하고 투자만 전념해온 신규업체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투자기업 주식을 코스닥 활황기에 매각, 고수익을 창출한 선발업체들은 코스닥 불안이 벤처기업의 거품을 줄이는 효과로 작용, 지금이 「위기」이자 「기회」라고 보고 있다. 테크노캐피탈 심항섭 사장은 『공급과잉으로 거품현상이 나타났지만 공급이 위축되면 벤처기업의 옥석이 구분돼 더욱 합리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뒤늦게 발행시장에 뛰어든 은행·투신·종금·증권 등 금융기관들은 올초 과열기미를 보였던 투자열기가 많이 식은 상태다.

 현대투신 조래환 팀장은 『고유자산보다는 고객이 맡긴 신탁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유통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으며 시장상황에 대한 고위층 결정권자들의 동요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 박병호 벤처투자팀장도 『잠재적 우량고객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방향의 변화는 없지만 기업평가에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엔젤=「묻지마 투자」로 비유될 만큼 벤처투자에 적극성을 보이며 벤처자금의 주 공급원으로 부상한 엔젤들 역시 인터넷 등 첨단 기술주가가 맥없이 떨어지자 매우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서울엔젤·중기엔젤·스마트엔젤 등 최근 엔젤클럽들이 개최한 엔젤마트의 열기가 과거에 비해 냉랭했다. 한능엔젤 김철우 사무국장은 『시장변화에 민감한 엔젤의 특성상 영향이 클 수밖에 없으며 결국 좋은 업체를 마트에 올리기도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이같은 공급사이드의 변화는 무엇보다 창업 및 초기 벤처기업의 펀딩에 영향이 크다. 특히 인터넷은 벤처거품 논쟁의 주역인데다 초기에 투자가 집중되는 비즈니스의 특성상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수익모델이 탄탄하고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기업은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그러나 벤처투자시장의 이같은 변화는 벤처의 평가잣대를 바로세우고 올바른 투자시장 정착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중배기자 j b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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