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TV 시장에서는 화질이 뛰어나면서도 화면이 큰 고화질·대화면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제품 개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영국과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올해 9월부터 디지털 시험 방송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국내에서도 고화질·대화면의 디지털TV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TV 화면이 커지면 제품의 전체적인 크기와 무게도 커지기 때문에 넓은 설치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20∼30평 아파트에는 설치하기 어려워 20∼30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보통 40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한 평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은 평수의 아파트에 설치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가 개발한 40인치 프로젝션 디지털TV(모델명 SVP-40J5SR)는 앞면에서부터 뒷면까지의 폭이 37㎝에 불과할 뿐 아니라 무게도 27㎏로 줄여 좁은 공간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는 기존 20인치급의 브라운관 TV과 비슷한 수준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성인 한 사람이 들어 옮길 수 있어 20∼30평 대의 아파트에도 무리 없이 설치할 수 있는 정도다.
그 동안 40인치급 프로젝션TV의 경우 무게가 50㎏를 넘고 폭도 50∼60㎝에 달해 두 세 명이 들어야 했으나 이 제품은 혼자서도 충분히 운반,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 개발을 위해 지난 1년간 30여명의 연구인력과 8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세계적으로도 초경량·초박형 프로젝션 디지털TV는 일본의 몇몇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을 뿐이며 국내에서 개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이 폭과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기존 후면 투사방식 제품에서 채택해온 브라운관 대신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인 액정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이 제품은 액정소자를 이용함으로써 화면 선명도를 크게 개선시켰을 뿐 아니라 고밀도 주사 방식인 「순차 주사 방식」을 채택해 디지털TV에서 요구하는 SD급의 화질을 재생시킬 수 있어 디지털 방송 수신용 세트톱박스만 채택하면 완벽한 디지털TV로 전환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보급용 디지털TV의 대표적인 모델로 판매하기 위해 시판가도 종전의 아날로그 프로젝션TV 수준으로 책정, 저렴한 가격과 초경량·초박형의 장점을 내세워 대형 TV 구매 고객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 제품은 우선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했다가 나중에 세트톱박스만 추가 구매해 설치하면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1000만원대에 달하는 디지털TV를 구매하지 못해 망설여 왔던 대기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디지털 방송이 본격 개시되기 이전의 틈새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상품이 될 전망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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