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공정거래위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을 공식 인정하면서 이동전화서비스(PCS) 사업자는 물론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충격에 싸여있다. 이미 예고된 수순이긴 했지만 서비스 사업자의 합병에 따른 불똥이 제조업체와 대리점 구매자에게로 튈 전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두 회사의 합병으로 SK텔레콤은 올해 1500만대 규모의 단말기 시장에서 구매할 56.9%의 물량을 물리적으로 50%까지 낮춰야 되게 됐다. 게다가 단말기 보조금 규모도 대당 25만원선에서 15만원선으로 낮춰야 한다. 시장위축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됐다. 이통사업자의 합병에 따른 시장독점을 막기 위한 정부조처의 불똥이 엉뚱하게 번지고 있다. 특히 충격에 싸여있는 이동전화단말기업체의 충격은 비할 데 없어 보인다.
이번 합병은 일견 국내 최대 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의 등장으로만 비치면서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만의 문제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1·4분기 시장점유율 변화에서 드러난 대로 가뜩이나 심상치 않던 대기업간의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을 더욱 불붙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이래 시장점유율 13%대를 유지해 왔던 모토로라코리아도 이번 사태를 방관하기는 어렵게 됐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SK텔레콤 한 회사의 지난해 구매물량이 700여만대 수준이어서 그 자체로도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합병의 전제조건인 시장점유율 축소와 보조금 규모 축소는 만만치 않은 반향으로 제조업체와 대리점 고객에게 다가갈 전망이다.
우선 합병에 따른 독점방지를 위한 전제조건은 제조업체들에 당장 공급물량 감축이란 사태로 다가온다. 삼성이나 LG 같은 회사가 각각 공급물량 가운데 40%와 30%대를 SK텔레콤에 공급해 온 것을 생각하면 이들 업체가 맞게 될 충격파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러한 충격파는 이미 SK텔레콤이 지난 20일 각 단말기제조업체 영업책임자를 불러 「일단」이란 전제하에 제품반입을 잠정 중단시킨 시점에서 이미 예고된 사태였다.
그러나 이들 역시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SK텔레콤의 5월 영업 방향이라는 「처분」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1120만 여 가입자와 360만 여 가입자의 결합으로 표현되는 이번 결합으로 제조업체들은 또 다른 고민까지 떠안게 됐다. 어차피 감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뻔한 시점에서 자재 재고 처리를 고민하고 있다.
대리점도 기업합병에 따른 또 다른 파급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SK텔레콤이 단말기 보조금이란 명목으로 대리점에 판촉자금으로 지급했던 비용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이는 구매자의 단말기 구매비용 인상으로 번지고 매기 위축세에 따른 단말기 판매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에 대리점의 생존문제로까지 번지게 될 전망이다. 이는 자연히 구매위축으로 이어져 올해 1500만대 규모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기대했던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IT 많이 본 뉴스
-
1
박윤영의 KT 인사·조직 개편, 1월에 나온다
-
2
오픈시그널 “SKT 품질 신뢰성 지표 선두…KT는 5G 속도, LGU+는 가용성 1위”
-
3
화웨이코리아, 내년 AI 반도체 '어센트 950' 출시…“엔비디아 외 선택지”
-
4
[사설] KT 박윤영號, 첫 인사가 만사다
-
5
[ET톡] '안면인증' 빠진 알뜰폰, 공익 책임은 어디에
-
6
[데스크라인]디지털 난개발
-
7
3분기 스마트워치 시장 화웨이·샤오미 '질주'…삼성만 하락세
-
8
KT發 통신시장 재경쟁 불씨…수익개선 속 보안사고 여진 지속
-
9
안면인증 우려에 정부 “생체정보 저장 없다”…알뜰폰은 잇달아 도입 중단
-
10
과기정통부, 개인정보 3000개만 저장됐다는 쿠팡 발표에 강력항의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