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등 중대형 컴퓨터업체 한국 직간접 투자 적극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인터넷과 벤처열풍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한국의 IT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국델컴퓨터·컴팩코리아·한국HP·한국썬 등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IT시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지사 차원에서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간접투자 및 지원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본사를 대상으로 활발한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벤처기업 설립 붐과 e비즈니스시장의 활성화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이 단순히 시장규모가 큰 수요처로서의 매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부품과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공급 전진기지로서의 활용가치 또한 매우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에 개발장비 및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소극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기업들에 IT투자 자금을 빌려주는 리스프로그램과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에 직접 자본을 투자하는 파이낸싱프로그램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델컴퓨터(대표 이수현)는 본사 차원에서 6개월 전에 설립해 그간 95개 미국 벤처기업들에 7억달러를 투자한 「델벤처」가 앞으로 미국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해외투자를 본격화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국델측은 최근 본사 CEO가 극비로 방한해 한국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직접 확인한 후 한국을 5대 유망 투자국가로 선정하고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점을 감안해볼 때 델벤처가 확보한 80억달러의 벤처투자기금 중 상당액수가 한국에 할당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에서 50억달러 정도의 부품을 구입한 델컴퓨터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LCD사업부문에 1억달러 투자를 계기로 한국을 공급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전략에 따라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도 최근 컴팩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력이 뛰어난 벤처기업을 발굴해 마케팅 및 개발비를 지원해주기 위해 공동으로 마련한 「프런트라인파트너십(FLP)펀드」를 기반으로 IB인터넷 등 다수의 벤처기업들에 마케팅비를 지원한 데 이어 최근에는 ERP업체인 뉴소프트기술에 처음으로 개발비를 지원하는 등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컴팩코리아측은 벤처기업에 개발 장비 및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엑설런트센터에 입주한 음성인식 관련 벤처기업인 보이스웨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컴팩 노트북컴퓨터에 채택한 것을 비롯해 에이텍정보통신·시스엔·오늘과내일 등 서버호스팅 전문 벤처기업들에도 리스프로그램과 유사한 방식을 통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도 올들어 솔루션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썬 개발자 커넥션 프로그램과 국내 5개 주요 창투사와 함께 벤처기업 발굴 및 지원을 위한 마련한 썬 스타트업 2000 프로그램을 통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최근 본사 차원에서 조성한 ASP펀드 등의 벤처투자기금을 국내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리스사업부서를 통해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장비구입 비용을 빌려주는 리스프로그램과 대형 프로젝트단위로 대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파이낸싱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하는 한편 한국에의 직접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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