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업계, 대리점에 자사 소모품만 취급 강요 빈축

엡손과 HP 등 프린터업체들이 자사 소모품 대리점들에 대해 자사 제품만 판매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용산전자상가 등지의 상인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전자상가 소모품 유통업계 및 호환카트리지 업계에 따르면 이들 프린터업체는 최근 들어 리필잉크와 호환카트리지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판매량이 늘어나자 자사 소모품 대리점들에 정품만 취급토록 하고 이를 어기는 총판업체나 대리점에 대해서는 총판계약을 해지하거나 리베이트를 차등 적용하는 등 비공식적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용산의 소모품 유통업체인 S사는 지난해까지도 엡손의 총판이었으나 리필잉크·호환카트리지 등을 함께 취급하다 올해부터는 총판을 그만두고 아예 리필잉크·호환카트리지 유통으로 돌아섰다.

S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리필잉크와 호환카트리지를 본격적으로 취급하자 엡손에서 총판을 포기하든지 정품만 취급하든지 양자택일을 요구해 호환카트리지를 판매키로 했다』고 말했다.

소모품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HP 역시 자사 총판이나 대리점들에 정품만 취급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리베이트를 줄이는 등 유통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엡손 프린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총판업체를 바꾼 것은 영업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리필잉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호환카트리지 업계는 프린터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로 보고 앞으로 이같은 행위가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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