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물은행 조성 차질

국내 처음으로 화합물의 종합적인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발족한 「한국화합물은행(http://www.chembank.or.kr)」 조성사업이 홍보부족과 일부 기관의 이기주의로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소(소장 김충섭)는 신약개발 등에 필수적인 화합물은행이 지난 3월 말 수집에 들어갔으나 중소업체인 영진약품에서 기증한 1000여종 이외에는 이렇다할 협조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화합물은행 조성사업에 비협조적인 기관은 천연추출물을 1만∼2만종 보유하고 있는 생명공학연구소와 화학합성물 5000∼1만종을 가지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7만여종의 화합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LG화학기술원, 전국의 각 대학 등 대부분 대형기관들이다.

LG화학기술원은 민간연구소로서 화합물을 화학연구소에 위탁하기보다 자체 연구소 중심으로 화합물은행을 구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생연연이나 KIST 등은 화합물 자료의 비밀유지 등을 내세워 당분간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화합물 조성사업에 소극적인 업체들은 화합물을 제공해 신약개발 등이 이루어졌을 경우 자사의 비밀보장을 받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이에 대한 화학연구소의 제도적인 장치 마련과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한 실정이다.

화합물은행은 최근 들어 분자 생물학과 게놈연구, 로봇기술의 발달 등으로 대량약효검색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그 필요성이 크게 대두돼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경우 산학연 연구기관에서 매년 합성하는 화합물 1만∼1만5000개가 대부분 방치돼 보관상태가 불량하거나 외국 화합물 수집기관에 싼값으로 팔려나가는 실정이었다.

김성수 화학물질연구부 연구원은 『제약회사 3곳 등에서 현재 교섭이 진행중』이라며 『포스트 게놈연구를 위한 화합물은행 조성사업이 10여년후 국가사업의 과제가 될 만큼 중요하기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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