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정전전원장치(UPS)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단체수의계약제도 등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그동안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해온 국내 UPS업계가 올 들어 미국 APC, 파워웨어(구 엑사이드), 프랑스 머린저린 등 외산 업체들의 대대적인 공세로 내수시장에서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국내 UPS업체들은 지난 80년대 초 제정된 단체수의계약제도에 근거, 안정된 수요처를 확보해왔다. 따라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기술개발 부문에 투자를 하지 않는 등 경쟁력이 매우 낮아진 상태.
이런 상황에서 파워웨어가 오는 2003년까지 국내 시장에 생산설비를 마련키로 했고 APC·머린저린 등이 중소용량에서 대용량에 이르기까지 융단폭격에 나서고 있어 국산 제품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 업체들의 시장처럼 여겨져온 20∼100kVA 이하 기종에서도 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업체간 출혈경쟁은 올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제주도 월드컵 경기장용의 경우 100kVA급 2대가 예가의 70%선에서 낙찰되는 등 대부분의 수주가 예가의 60∼70%에 결정나고 있다.
더욱이 조만간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없어지게 되면 국내 업체들은 그야말로 궤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UPS업계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K사 사장은 『단체수의계약에 의존, 기술개발 투자를 게을리하면서 세계적 추세인 디지털화·고효율화와 상당한 거리가 생겼다』면서 『병렬운전방식·IGBT방식 등 신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내수시장보다는 수출로 어려움을 타개해야 하지만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해외에서도 가격 위주의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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