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의료용 디지털엑스선 촬영기의 현황과 전망…고려대 물리과 김선웅 교수

김선웅 교수

69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71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대학원졸업 이학석사

83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대학원졸업 이학박사

74∼79년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79∼83년 국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83년∼현재 고려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 교수

83년 국방과학대상 수상 (3인공동)

89년 학술논문상 수상 (한국물리학회)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이미 수년 전부터 CT·초음파영상진단기·MRI 등과 같은 의료장비들은 디지털화돼 사용중에 있다. 다만 병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흉부촬영엑스선장치·유방촬영엑스선장치·위장투시촬영장치(fluoroscopy) 등은 최근들어 비로소 디지털화가 시작돼 그 성능 및 평가기술이 아직 정착되지 못한 상태다.

디지털엑스선장비(DR)의 도입으로 병원 내부에서는 환자의 진단이 모니터를 통해 이루어지고 환자의 자료를 컴퓨터에 저장하기 때문에 의사는 즉석에서 과거 엑스선필름사진을 바로 볼 수도 있고 환자가 원할 경우 즉시 인쇄해 줄 수도 있다. 또 울릉도에서 엑스선 촬영한 환자의 상태를 관련 전문병원에 보내 응급여부를 즉석에서 판단하므로 과잉진료를 예방하거나 필요한 처치를 전문 의사로부터 곧바로 받아 환자에 대한 적절한 처치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엑스선 필름을 수년간 보관하기 위한 넓은 공간과 노력이 불필요하다.



◇흉부촬영 DR:흉부촬영 DR에 관한 연구는 약 12년 전에 제너럴일렉트릭(GE)·캐논 등에서 연구하기 시작, 오늘날에는 그 기종이 약 10여가지에 이를 정도로 여러가지 원리를 이용한 DR가 최근 출시되고 있다. 종류는 원리적으로 크게 나누어 5가지로 분류되는데 이들 모두는 신체 내에 탐지하려는 크기가 100∼150㎛이며, 엑스선 수광 면적은 국제적으로 43×35㎝를 요구하고 있다.

첫째는 미국 테네시 대학에서 주로 연구해온 것으로 엑스선이 약 100기압의 제논(Xe)이나 크립톤(Kr) 가스를 이온화시켜 이온화된 가스를 전류화하여 엑스선 영상을 얻는 방법이 있으나 이 방법은 대형시스템을 만들기에는 용이하지만 분해능이 나쁘고 가스를 정기적으로 주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둘째는 이미 후지·필립스 등에서 생산하고 있는 방법으로 기존의 엑스선 필름을 레이저로 스캔해 전기적인 신호를 얻는 방식으로 현재도 병·의원에서 사용중에 있으나 영상을 보기까지 시간이 5∼10분 정도가 걸리고 분해능·선명도 역시 최근 DR에 비해 뒤떨어진다.

셋째는 엑스선이 신틸레이터(scintillator)라는 물질에 조사하게 되면 이 신틸레이터는 다시 530∼550㎛의 가시광선을 발광하게 되는데 이 가시광선을 반도체 표면에 조사하도록 하여 전기적인 신호를 얻는 방식이다.

이때 이 가시광선을 반도체 표면에 모으는 수단으로 거울을 사용하는 방식·일반 렌즈를 사용하는 방식·광섬유를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 또 모여진 가시광선을 디지털 전기신호로 바꾸어주는 반도체로 케어스사의 상보형금속반도체(CMOS)이용 방식, 스위스레이·웨스텍사의 고체촬상소자(CCD)이용 방식 등이 있으나 이들 제품은 아직까지 그 성능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MTF(Modulation Transfer Function)나 DQE(Detective Quantum Efficiency)값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들 방식이 원리적으로 많은 에너지 손실 때문에 좋은 MTF나 DQE값들을 제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는 신틸레이터 뒷면에 비정질 실리콘(a-Si:H)을 사용한 초박막트랜지스터(TFT)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부터 진정한 의미의 DR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사용하는 신틸레이터로는 라넥스(Lanex:Gd2O2S:Tb) 혹은 TI를 첨가한 CsI를 쓰기도 하는데 오늘날에는 TI를 첨가한 CsI가 여러가지 면에서 그 특성이 좋기 때문에 라넥스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방식 중 라넥스를 채택한 회사로는 제록스·디픽스(dpix)가 있고, CsI를 채택한 회사로는 GE·캐논·트릭셀(Trixell)이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모두가 신틸레이터를 사용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장비의 성능을 나타내는 MTF나 DQE의 값을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물론 CsI를 사용하는 DR가 위의 여러가지 방식 중 가장 뛰어나지만 기존의 필름과 좀 더 비교해야 한다.

다섯째는 이같은 간접적인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2년부터 개발된 것이 직접적인 방식이다. 즉 신틸레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엑스선이 비정질 셀레늄(a-Se)이라는 반도체 물질에 조사되었을 때 가시광선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디지털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것으로 간접적인 방식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고 엑스선 영상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CsI 및 a-Se 관련회사가 발표한 성능 특성을 표시하는 수치에서도 a-Se 관련 장비의 MTF나 DQE값들이 CsI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a-Se을 엑스선 디텍터 물질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업체로는 다이렉트레이 코퍼레이션(DRC)이었으나 현재로는 코닥·도시바·아그파·홀로직·샤프·시마즈와 같은 업체들이 이 방식을 채택해 D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다이렉트레이 업체에 공급되는 양질의 a-Si TFT 제품을 LG필립스LCD에서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방촬영 DR:유방촬영 엑스선장치는 유방 내에 암세포가 죽으면서 남겨놓는 30∼50㎛ 크기의 미세 석회석(microcalcification)을 찾아내는 장치다. 그러나 현재의 필름으로는 이와 같은 크기의 미세 석회석을 찾아내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필름을 사용할 경우 많은 시간과 선명하지 못한 영상으로 인한 재촬영 등으로 엑스선 투여량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유방촬영용의 경우 엑스선 조사량이 흉부촬영 엑스선 조사량보다 약 10∼20배 정도 많은 양을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분해능이 최소 50㎛에 MTF 약 20% 정도가 되어야만 하고 엑스선 조사량을 현재보다 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이같은 기술적 요구에 등장한 유방촬영용 DR에는 구성에 있어서 4가지 방식이 지금까지 알려져 있다. 첫째는 「엑스선관-유방-신틸레이터-렌즈-CCD」를 사용하는 방식, 둘째는 「엑스선관-유방-신틸레이터-광섬유-CCD」를 사용하는 방식, 셋째는 「엑스선관-유방-신틸레이터-영상증폭관-비디오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 넷째는 「엑스선관-유방-광전도형 반도체」를 사용하는 방식이 개발됐거나 일부 개발중에 있다.

물론 네번째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지만 현재까지 관련된 제품이 아직 없고 다만 a-Se 엑스선 디텍터를 개발했던 토론토 대학에서 CdZnTe를 이용한 유방촬영용 DR디텍터를 개발중이다.

두번째 방식의 제품들이 제한적으로 유통되고 있는데 이 방식에는 다시 광섬유의 형식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번째 형식은 광섬유의 모양을 약 3.3 대 1로 축소하여 축소된 광섬유 끝단에 CCD를 부착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광섬유를 축소하는 이유는 유방촬영의 경우 엑스선수광 면적이 24×18㎝돼야 하기 때문에 이 넓은 면적을 CCD로 엑스선을 수광하기에는 CCD의 가격이 매우 비싸 CCD의 갯수를 줄이기 위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 역시 50㎛ 크기의 미세 석회석을 탐지할 수는 있으나 엑스선 투여량에는 아직 장점을 지니고 있지 못하고 가격도 30만달러 정도로 매우 고가다. 또 CCD를 냉각시키기 위한 냉각장치가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이를 개발한 업체는 지멘스·필립스 등이다.

또 다른 광섬유 방식은 슬롯-스캔 방식으로 신틸레이터·광섬유와 CCD를 한 묶음로 하여 22×1㎝로 제작, 엑스선관과 신틸레이터 광섬유와 CCD가 동시에 유방을 5, 6초 동안 위 아래서 스캔하는 형태다. 이 형식은 축소형 광파이버를 사용하는 형식보다는 가격 면에서는 저가이나 30∼50㎛ 크기의 미세 석회석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엑스선관과 디텍터를 5, 6초 동안 기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기계설계에 있어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피셔가 이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DR은 현재로서 a-Se 광전도형 DR가 CsI를 사용하는 간접적인 방법인 광전압형보다 성능면에서나 가격면에서 다소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의 a-Se을 사용하는 DR나 CsI를 사용하는 DR 역시 엑스선 투여량에는 별로 장점이 없기 때문에 분해능보다는 엑스선 투여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신물질 개발에 선진국 여러 연구소 및 대학들에서는 지금도 많은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여러 물질들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물질로는 a-Se을 대체 할 수 있는 물질로 박막 형태의 CdZnTe나 PbI₂를 미국·일본·이스라엘·독일·스웨덴 등에서 연구중이다. 이같은 물질들을 엑스선 디텍터 소재로 사용하려는 이유는 이들 새로운 물질들이 현재의 a-Se보다 엑스선 투여량에서 약 10분의 1에서 15분의 1로 줄일 가능성이 있고 또한 에너지 분해능도 더욱 좋아 영상의 질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a-Se을 개발했던 토론토 대학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박막형 CdZnTe를 사용하는 유방촬영용 DR 디텍터 소재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이것이 개발될 경우 흉부촬영은 물론 유방촬영 DR는 더욱 혁신적인 개발이 될 것이다.

<국내 DR장비 개발 현황>

현재 국내에서 DR장비 개발 상황을 요약한다면 산업자원부 지원으로 개발중인 CsI를 신틸레이터로 사용하는 흉부촬영 DR와 G-7프로젝트로 수행중인 a-Se을 엑스선 디텍터 소재로 하는 흉부촬영 DR가 있다. 원자력 중장기 관련 연구지원 프로젝트 중에서 슬롯-스캔형 마모그라피, 마이크로 채널 플레이트를 이용한 이동형 엑스선장비, NaI를 이용한 골밀도측정기 등을 개발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정부의 연구비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하여 가슴촬영형 엑스장비를 개발하는 회사들이 있다. 차세대 엑스선 탐지소자 물질로 CdZnTe나 PbI₂를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대학연구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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