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업체, 「D램 강화」와 「탈D램」으로 양분

일본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올 설비투자 계획이 속속 발표되면서 각사의 메모리사업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크게 「D램 강화」와 「탈 D램」으로 양분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5대 업체 중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NEC와 히타치제작소가 D램 생산력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데 반해 도시바, 후지쯔, 미쓰비시전기 등 나머지 3사는 차세대 주력 메모리로 주목되는 플래시메모리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D램 비중을 줄여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EC는 D램 생산력 증대를 위해 최근 총 3000억엔을 투입해 미국과 일본에 신공장을 건설하겠다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2002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는 미국 공장에서는 시스템LSI와 D램을 병행 생산하고, 2003년 가동 계획인 일본 공장에서는 256M와 1G 등 차세대 D램을 주로 생산할 예정인데, 특히 이들 신공장에는 300㎜ 대구경 실리콘웨이퍼 설비를 도입해 제조비용을 30% 줄일 방침이다. 신공장이 가동하면 NEC의 D램 생산력은 현재의 1.5배 수준으로 증대된다.

NEC는 또 내년도를 예정으로 히타치와 D램 사업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력과 가격경쟁이 한층 강화돼 이후 세계 D램 시장에서 일본세의 반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히타치는 NEC와의 사업통합과는 별도로 주력 생산거점인 싱가포르 공장의 D램 생산능력을 대폭 증강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또 대만 UMC와 합작으로 이바라키현에 D램용 300㎜ 웨이퍼 생산라인의 건설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도시바 등 3사는 올 메모리 관련 설비투자를 휴대폰 단말기, 디지털카메라 등 휴대기기의 기록매체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로 집중, D램 의존적인 사업형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제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300㎜ 웨이퍼 설비도 D램용이 아닌 플래시메모리용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도시바의 경우 미국과 일본에서 플래시메모리를 양산하기 위해 올해 전년보다 350억엔 많은 13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후지쯔는 특히 휴대폰 단말기용 플래시메모리의 생산능력을 대폭 증강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전년보다 800억엔 증가한 1800억엔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미쓰비시도 니시조 공장의 플래시메모리 설비증강에 200억엔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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