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유럽의 반도체 관련 경기 지표가 수직 상승할 기세다. 역내의 주요 반도체들이 세계 정상 진입을 겨냥해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이에 따라 관련 장비 시장도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유럽의 반도체 경기를 호황 국면으로 이끌고 있는 곳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병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 독일의 인피니언테크놀로지,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 유럽 반도체 3인방. 이들 3사는 합계로 올해 약 44억달러를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 중 STM은 생산력의 대폭적인 증대를 위해 전년보다 63% 많은 22억달러를 설비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필립스는 올 설비투자비로 전년대비 40% 증가한 9억5000만달러를 책정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회사는 공동으로 7억달러를 투입해 300㎜ 웨이퍼 시험(파일럿) 생산라인을 건설키로 했다. 이 300㎜ 웨이퍼 시험 생산라인에서는 초기에 주당 1000장, 양산시에는 주당 2000장을 처리할 계획이다.
인피니언은 지난해보다 10% 많은 12억달러를 투입할 방침인데, 이 회사도 수년내 드레스덴 공장에서 300㎜ 웨이퍼를 양산하기 위해 별도로 10억달러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들 3사 외에 스코틀랜드의 NEC 등 유럽에 거점을 두고 있는 반도체업체들도 대규모 설비투자에 적극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SEMI는 올 전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보다 20% 증가한 300억달러에 달하고 2001년에는 430억달러, 2002년에는 490억달러로 확대된 후 2003년부터는 서서히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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