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와 고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게 신경제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지난 80년부터 신경제를 추진해 지금까지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최근 미국경제를 흔히 저물가 저실업률 장기호황의 모델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지난 90년대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기술투자를 대폭 늘려 생산성을 확대했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다.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세계 전자정보통신산업을 선도하면서 명실상부한 신경제의 주체로 등장했다. 이런 덕분에 미국은 10년 이상 경제적으로 안정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신경제가 이처럼 성장하는 것은 장기간의 구조조정 작업을 거쳤고 이어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와 사회 문화 등 여건을 지식기반사회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사전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경제 추진에 따른 철저한 정지작업을 하고 그 위에 지속적인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로 신경제가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덕분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그동안 잘 나가던 신경제를 놓고 긍정론과 신중론으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론자들은 신경제의 미래가 밝고 상당 기간 이런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신경제가 미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정보통신과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터넷 등 첨단기업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신경제의 위력은 신경제의 상징으로 여기는 나스닥시장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을 세계 최고의 갑부로 만든 것도 신경제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굴뚝산업이라고 불리는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들을 제치고 코스닥에 등록한 이름도 생소한 기업들이 시가총액의 상위업체로 등장한 것이다.
긍정론자들은 정보통신기술이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경제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며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앞으로 4∼8년간은 호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한한 기술발전만이 지속적인 부의 창출수단이며 이는 곧 신경제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신중론자들은 신경제가 지나치게 부풀려 있고 과열돼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나스닥 지수의 대폭락은 신경제의 과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한다.
미국 나스닥 지수의 폭락은 국내 증시에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대 태풍을 몰고 왔다. 사상 초유의 폭락세를 기록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신흥 벤처기업인들은 하루 만에 수십억∼수백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미국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록 장부상이기는 하지만 나스닥 지수의 폭락으로 시스코시스템은 하루 사이에 67억달러를 날려 버렸고 세계 1위의 갑부 자리는 순식간에 임자가 바뀌었다.
그런데 이런 시각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경제의 흐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시각에는 일치한다. 신중론자들은 좀더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신경제를 평가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실에 근거하지 않고 무지개를 좇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는 『정보기술의 발달이 더 이상 신경제를 보장하는 보증수표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법과 제도, 개인의 의식이 같이 변해야만 바람직한 신경제의 완성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중요한 것은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나 발전 그 자체라기보다 정보통신산업의 성장이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산업 분야의 생산성 향상과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것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신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가 저물가 고성장의 신경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기업들이 창의성을 바탕으로 내부 혁신을 진행하고 급변하는 사이버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특히 수익모델 개발과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가치를 높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경제에 대한 엇갈린 시각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신경제가 현실을 지배하는 강력한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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