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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생체의료공학-③생체 광 센서

생체 센서(Biosensor)란 한마디로 「생체 인식 요소를 구체화시킨 감지기」다.

생체 센서 중에서도 특히 혈액, 소변, 침과 같은 액체 성분이나 내쉬는 숨과 같은 기체 생체 성분을 분석하고 정량화하기 위한 생화학적 생체 센서는 최근 연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까지는 시도해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질병 진단 체계가 도입되고 있다.

병원의 임상 병리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 생체 성분 분석에는 성분을 분리하는 색층분석(Chromatography)방법이 있는데 성분분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장비 비용이 비싼 단점이 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방사선 동위원소 면역 분석(Radio Immunoassay)방법인데 이는 항체 등에 붙인 방사선 동위원소가 붕괴할 때 나오는 감마선의 세기를 감지하여 성분을 정량화한 것이다.

여기에는 방사선 물질 취급상 사용자가 제한적이라는 불편함이 있다.

특히 두 가지 방법 모두 장비가 고정 배치돼 있어 휴대하기가 불가능해 일반 의사도 사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높은 감도, 실시간성, 경제성, 휴대성을 추구하는 생화학적 생체 센서는 이제 진단에 도입되기 시작하여 막대한 시장을 열고 있다.

생화학적 생체 센서는 여러 형태로 구현되지만 일반적으로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생화학적 요소로서 목표 물질을 인식하기 위한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생체 분자(Biomolecule)와 신호 생성용 분자다.

생체 센서에 흡착시키는 생체 분자에는 항체, 효소, 수용기(Receptor), DNA 정밀분석, 이온투과 담채(Ionophore) 등이 있고 신호 생성용 분자에는 형광 물질이나 도핑용 염색재료 등이 있다.

다른 한 가지 요소는 변환기로 생체 성분과 생체 분자의 결합 정도를 측정하는데 이에 따라 크게 3종류의 센서가 있다.

하나는 음향파를 이용하여 주로 생체 성분과 생체 분자의 결합 전 후의 질량 차이를 재는 압전(Piezoelectric) 센서, 그리고 항체가 코팅된 전극(Electrode)과 기준 전극의 전위차를 재는 전기 센서, 마지막으로 생화학적 센서로서는 가장 역사가 짧지만 최근에 눈부신 발달을 하고 있는 광학 기술과 광 통신기술의 응용 분야로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광 센서다.

센서는 생체 성분과 생체 분자 결합물의 광 특성을 이용하는데 앞의 두 가지 센서가 지니고 있는 전자기파 복사에 의한 영향, 코로나 방전, 라디오파 진동수(Radio Frequency) 간섭, 주위의 고전압 컨덕터와의 간섭, 부식 등의 결점이 없고 또한 실시간성, 고감도, 소형화 가능성의 광 특성으로 차세대 생체 센서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생체 광 센서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광 파이버 센서다.

광 파이버 자체가 빛을 운반하면서 센서의 역할을 한다. 센싱 부분은 광 파이버의 클래딩(Cladding)을 벗겨내 코어 부분을 표면처리한 후 항체 등의 생체 분자나 형광 물질 등의 신호 생성 분자를 코어 표면에 고정화하게 된다.

광 파이버 센서는 소산파(Evanescent Wave:두 매질의 경계면에서 급격히 감소하는 전자기파)의 흡수나 형광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광 파이버의 코어를 따라 가이딩되는 빛이 코어와 클래딩 접면에서 전반사되는 곳에서 양자효과에 의하여 굴절률(Refractive Index)이 낮은 클래딩에 정상파인 소산파를 남기게 된다.

클래딩이 벗겨진 부분의 코어는 측정하고자 하는 혈액 등에 노출되게 되는데 이때 코어 밖으로 나온 소산파가 흡수된다.

가장 간단하게는 흡수되는 소산파의 양에 따라 측정하고자 하는 생체 성분의 양도 달라지는 소산파 흡수 분석 방법, 그리고 이보다 최고 100배 정도의 감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소산파 형광분석 방법이 있다.

이러한 고감도로 소산파 형광 분석 방법은 광 센서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데 우선 광 파이버의 클래딩을 벗긴 다음 코어를 점점 가늘어 지게 만든다.

이는 소산파를 코어밖으로 더 많이 유도하기 위해서다.

생체 성분과 생체 분자가 결합을 하게 되면 형광 물질이 활동하여 흡수한 소산파보다는 더 긴 파장의 빛을 낸다.

이 형광 빛의 세기를 광검출기(Photodectector) 등으로 검출하여 생체 성분의 양을 측정한다.

이와 같은 파이버형 광 센서는 사용이 편리하고 신속한 판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혈액 속의 ● 농도, 산소 농도, 특정 단백질 농도 등의 의료 진단 관련 측정뿐이 아닌 환경, 식품 검사 등 다양한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다.

즉 바닷물의 적조 정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식품 속의 살모넬라 균의 농도, 독극물 농도 등의 측정에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폭 넓게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는 상용화되어 있다.

소산파를 이용한 광 센싱의 또 다른 대표적인 것으로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SPR:Surface Plasmon Resonance)방법이다.

이 방법은 유리나 광 파이버 코어 등의 기판위에 수십 나노미터 두께의 금, 은과 같은 금속 박막을 증착시키고 그 위에 측정하고자 하는 성분에 대한 특이성을 가진 항체나 효소 등을 코팅하여 그 성분의 농도나 결합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관찰한다.

이 방법의 원리는 금속박막과 생체 성분의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금속 박막 표면에 표면 전자기파가 생성되는데 이 표면 전자기파와 소산파 진동수의 한 성분이 일치할 때 소산파의 대부분이 표면 전자기파로 흡수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표면 플라즈마 공명 현상이라고 하며 흡수가 최대로 일어나는 공명조건은 생체 성분의 성질(굴절률)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공명 조건을 측정하면 생체 성분의 농도를 정량화할 수 있게 된다. SPR 광 센서는 외국의 몇몇 회사들에 의해 상용화돼 아직은 매우 제한적인 범위이긴 하지만 생화학 및 생체 분자 상호작용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SPR 광 센서는 굴절률에 매우 민감하며 그 원리상 항체, 항원, 효소와 같은 생체 분자의 코팅없이 생체 성분을 측정할 수 있어서 성공할 경우 매우 경제적인 센서로서 시장과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외에도 생체 광 센서에는 원통형(Capillary), 광 도파로형(Waveguide) 등의 매우 다양한 양상이 있으며 측정 방법에도 간섭(Interference), 인광, 라만 스펙트로스코피 등 많은 광학적 방법이 있다.

현재의 연구는 주로 한 가지 질병 진단을 위한 생체 성분 분석이지만 여러 질병을 동시에 간단히 진단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복합적 성분을 동시에 정량화할 수 있는 소형화된 광 센서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이를 위해 생체 분자 고정화, 광 센싱 기술의 다각화, 그리고 여러 생체 신호를 분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신호처리 기술에 관한 복합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체 광 센서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바라는 연구 목표는 보다 간편하게 타액이나 눈액에 있는 생체 성분 분석이 가능한 센서 개발에 있다.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체액없이도 혈액이나 체액을 채취하지 않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피부 주위에만 대어 성분을 정량화할 수 있는 센서의 개발이 궁극적인 목표다.

편리한 생체 광센서가 널리 보급된다면 현재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진단 과정이 매우 단순해질 뿐 아니라 이제 누구나 자신의 건강을 간단히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는 영상만을 전송하는 원격진료 시스템에서 이제는 개인의 질병 상태까지도 간단히 센싱하여 전송할 수 있는 의미있는 원격의료가 활성화될 것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우리나라에서도 원격재택의료시스템을 시급히 도입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그러나 재택의료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고감도성, 편의성, 경제성, 실시간성을 갖춘 자가진단용 센서의 기술개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볼티모어=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박선희 ETRI 원천기술본부 책임연구원

자료협조 ETRI기술기획실 기술조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