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급 반도체개발 해설

정부가 21세기 프론티어 연구사업의 하나로 올해부터 본격 추진키로 한 「나노기능소자 기술개발사업」의 핵심은 테라급 반도체개발에 모아져 있다.

현재의 반도체기술은 향후 5∼10년 이내에 16G급을 정점으로 기술이나 제조공정에서 한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21세기 정보화사회의 필수상품으로 등장할 인식 및 추론가능한 컴퓨팅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될 기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향후 재편될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테라급 반도체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특히 기존 MOSFET 기술로는 16G 이상급 반도체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노기술을 개발치 못하면 국내 반도체업체가 오는 2005년 이후에 등장할 16G 이상급 반도체 시대에는 세계 시장을 리드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반도체업계와 공동으로 올해부터 매년 200억원을 투입, 전자하나로 구동되는 단전자반도체(SET)를 오는 2010년까지 개발하겠다는 각오다.

나노기술은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기술로 원자차원의 제어를 통해 신물질이나 신소재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탄소나노튜브와 같은 나노구조성장 및 형성기술, 나노패터닝기술, 나노물리, 나노전자 등을 활용한 대용량·초고속 첨단소자는 차세대를 보장하는 중요 기술이다.

따라서 미국은 나노기술을 인터넷·생명공학 등과 함께 21세기 3대 중점연구과제로 선정, 내년도에 올해보다 84%가 증액된 총 5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나노기술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테라비트급 광메모리소자, 테라㎐급 통신소자, 고기능센서소자 등의 조기 상용화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은 통산성 산하의 미래전자디바이스연구프로그램에 24개 연구기관이 참여해 나노기술을 응용한 단전자반도체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초미니 슈퍼컴퓨터, 인식 및 추론가능 로봇, 3차원가상현실산업 등 산업 및 생활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노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볼 때 이미 나노과학단계를 넘어 나노공학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특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모토로라 등 미국 컴퓨터 및 반도체회사들이 나노전자공학을 상업적으로 응용하기 위한 산업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을 추진중이다. 또한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DNA조작이나 교정 등을 통해 생명현상을 변경할 수 있으며 자연계에 없는 신물질을 창출할 수 있다.

정부는 테라급 반도체개발을 위한 기반기술로 나노분석, 나노물질, 나노제작, 나노과학, 나노소자 부문에 국내 연구역량을 총 집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나노연구인력은 KIST, ETRI, 충북대, 서울대, 과기원, 포항공대, 표준연, 삼성종합기술연, 경희대 연구원을 포함해 100명 이내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들은 △나노기억매체연구 △극미세구조기술개발 △고기능 나노복합소재개발 등을 산발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계획대로 테라급 반도체개발을 완료한다면 우리나라 반도체업계의 시장점유율은 99년 8%에서 2013년 20% 이상으로 증가, 매출액이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06년까지 50나노급 고집적화 기술을 개발하고 오는 2010년 선폭 25나노급의 SET를 개발, 반도체 강국으로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의지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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