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체 전략
팬택·어필텔레콤·텔슨전자·세원텔레콤·스탠더드텔레콤·와이드텔레콤 등 주요 중견 이동통신단말기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내수시장에서 SK텔레콤(011, 017)·한통프리텔(016)·한솔엠닷컴(018)·모토로라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단말기를 공급해왔다. 내수 시장 구조가 중견 단말기업체의 자체 유통망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견 단말기업체들은 주요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매출과 사업전략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신규 단말기나 IMT2000 단말기 관련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팬택(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은 이동통신단말기 생산규모가 100만대를 넘어서는 중견 단말기업체로서 IS95C 기준의 저가 분리형과 중고가 일체형 IMT2000 단말기를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팬택은 사내 기술연구소를 통해 cdma2000 단말기 개발에 착수함과 동시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전문인력을 파견, IMT2000 비동기 단말기 공동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사내 기술연구소에 WCDMA 단말기 개발팀을 별도로 구성, 올해 말 시제품을 개발하고 내년 상반기에 상용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어필텔레콤(대표 이가형 http://www.appeal.co.kr)도 지난해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 생산량이 100만대를 돌파한 것을 계기로 IMT2000 단말기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사내연구소에서 IMT2000팀을 따로 분리해 「3G센터」로 확대 개편함과 동시에 올해 2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IMT2000 상용화 시점에 맞춰 대대적인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어필은 일단 국내외 표준 규격을 만족하는 단말기를 개발하되 자사 제품의 특징인 최소형·최경량을 실현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세원텔레콤(대표 이정근 http://www.sewon-tele.com)은 향후 3년간 약 3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영상·고주파회로(RF)·설계·데이터 인터페이스 등의 IMT2000 기반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터보테크(대표 장흥순)와 「IMT2000사업 및 차세대 통신사업에 관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고 3세대 이동통신(3G)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해 IS95B 시스템에 기반하는 데이터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한 차세대 무선통신규격인 왑(WAP)과 블루투스(Bluetooth)를 장착한 개인휴대통신(PCS)단말기를 SK텔레텍과 한솔엠닷컴에 공급할 계획이다.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 http://www.widetel.co.kr)은 지난해 건인텔레콤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특허사용권을 인수하면서 이동전화단말기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SK텔레콤과 IMT2000 단말기 개발계약을 체결하고 WCDMA 및 cdma2000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동기 및 비동기식 IMT2000 표준기술내역(Standard Technical Specification)에 따른 3GPP 및 3GPP2 규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핵심부품인 모뎀 칩세트에 대한 연구를 SK텔레콤 산하 중앙연구원 IMT2000 개발그룹내 관련회사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쟁점
중견 단말기업체들은 회사 규모와 자금 동원력 등에서 독자적으로 IMT2000 사업을 전개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주요 이동통신서비스업체나 대형 장비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으려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실제 와이드텔레콤과 같은 업체는 SK텔레콤과 IMT2000단말기를 공동개발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유력한 IMT2000 서비스업자와 제휴함으로써 안정적인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의 미래까지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 단말기업체간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다. 이것 역시 무선호출기로부터 다져온 서로의 무선통신기술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힘있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대형 이동통신사업자와의 제휴 협상에 임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런데 중견 단말기업체들의 IMT2000 사업전략을 한꺼풀 벗겨내면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은 대표이사나 일부 임원의 입을 통해 즉흥적으로 IMT2000 사업계획이 발표되고 있을 뿐 그 누구도 자사가 차세대 이통단말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인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관련 단말기의 성패를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견업체들의 경영여건상 확실치 않은 미래시장을 겨냥해 안정적인 연구개발투자를 이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해당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 단말기업체들의 대형 이동통신사업자들을 향한 러브콜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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